SM “내달 31일까지 답하겠다”…주주 요구 받아들일 듯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 합병과 배당 등을 요청한 KB자산운용의 주주 서한에 대해 내달 말까지 답변하기로 했다.

KB자산운용이 요구한 기존 시한(6월20일)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을 이유로 답변을 한 달 이상 연기하자 이 회장이 결국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결론이 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5일 주주서한을 통해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 합병 ▲당기순이익에서 30%를 주주에 배당할 것 ▲연예 기획과 무관한 사업 정리 등을 요구했다.

KB자산운용이 말한 이 회장의 개인회사는 지난 2000년 상장된 라이크기획으로 이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다. 라이크기획은 음악 자문 등을 명목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받아갔다. 이에 수년 전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끊이지 않았으며, 지난 10년간 이곳으로 흘러나간 돈만 800억원에 이른다.

KB자산운용은 “SM이 영업이익의 46% 규모의 인세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에 지급하고 있다”며 “소액주주와 오너 간 이해 상충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주주소송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SM은 지난 20일 KB자산운용에 서한을 보내 “KB자산운용이 요구한 세부항목들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해 주주 서한에 대한 답변과 실행 계획을 7월 31일까지 상세히 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SM은 “주주 서한을 겸허하고 충실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KB자산운용이) 언급한 세부항목들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KB자산운용이 요구한 사항을 이행하려면 SM과 계열사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데다 계열사 중 상장사만 4곳에 달해 이해충돌 방지 등을 위해 검토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결국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SM의 지분 7.59%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또 SM 지분 5.06%를 보유한 4대 주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KB자산운용의 움직임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이 회장이 이를 거절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무대응이 아닌 답변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 검토 및 이사회 소집까지 필요한 답변 시한을 요청해 주주들과의 상생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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