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가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정태수(96)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씨가 해외 도피 21년 만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뒤 아버지가 에콰도르에서 숨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관련 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정씨는 국내로 송환된 다음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의 조사를 받으면서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에서 정씨는 아버지 정태수 전 회장이 지난해 남미 에콰도르에서 사망했으며 자신이 직접 임종을 지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정씨 진술의 신빙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전 회장 사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 등이 추가로 확인돼야 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정씨를 다시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정씨는 송환 직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정씨는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의 추적 끝에 파나마로 출국시도 중 검거됐고, 브라질(상파울루), UAE(두바이)를 거쳐 전날 국내로 송환됐다. 정씨는 타인의 신상 정보를 이용해 캐나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등 신분을 세탁해서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한편, 정태수 전 회장은 한보그룹 부도로 인해 1997년 5월 공금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2년 10월까지 5년5개월을 복역 후 고혈압과 협심증의 이유로 병보석 석방된 바 있다.

하지만 2005년 자신이 설립한 강릉영동대학의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또 다시 붙잡혀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2심 재판 도중 2007년 치료 명목으로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이후 현재까지 행적을 감춘 상태다. 정씨 또한 지난 1998년 한보그릅 자회사를 운영하면서 322억원의 주식 매각자금을 뺴돌린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 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