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임상재개 위한 소명자료 제출 예정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또다른 아버지라 불리는 이관희 전 코오롱티슈진 대표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이어 ‘먹튀 논란’이란 오명에 휩싸였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또다른 아버지라 불리는 이관희 전 코오롱티슈진 대표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이어 ‘먹튀 논란’이란 오명에 휩싸였다. 최근 인보사의 신장세포 유입 가능성을 알고도 이를 코오롱생명과학에 알리지 않았다는 무책임한 변명을 늘어놓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보사 허가 시점에 맞춰 이뤄진 지분 정리로 차익을 실현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24일 KBS보도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1년 3월가지 미국 코오롱티슈진 대표를 지낸 이 전 대표는 미국 임상 시험 과정에서 신장세포가 유입될 가능성을 지적받아 인보사의 성분이 신장유래세포로 바뀌었을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 임상시험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는 코오롱티슈진이 아닌 코오롱생명과학이 진행하기 때문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인보사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이 전 대표가 세포 변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더군다나 이 전 대표의 경우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가 최고치에 달했을 당시 지분을 모두 팔아 치운 것으로 나타나 인보사의 성분변경을 알고도 코오롱티슈진을 코스닥에 상장해 평가차익을 누리는 것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여러 후폭풍이 예상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티슈진아시아를 코오롱생명과학으로 사명 변경과 함께 몇 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10만주의 지분을 획득했다. 이 전 대표가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한 시점은 코오롱생명과학 임원에서 물러난 지난 2010년부터다.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인보사 국내 시판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고치인 12만원대까지 상승했다.

같은 해 이 전 대표는 3분기 잔여 보유 주식 3만주를 모두 처분, 주가는 다시 8만원 수준으로 주저않았다. 주목할 부분은 이 전 대표가 주식을 처분하고 코오롱에서 손을 뗀 시기가 식약처 허가를 받기 전후인 2017년 6~9월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그가 인보사 허가 전후로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는 의혹이 더욱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가운데 정작 연구 핵심 인물들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당초 인보사 개발에 있어 19년 간 전 과정을 진두지휘해 온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450억원 대 퇴직금을 받고 돌연 사임한 시기와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이 추진되고 있던 시점이 겹치며 허위 자료 제출·은폐 등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꾸준히 받아온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전 회장의 경우 인보사와 관련해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는 주장과 함께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어 이 전 대표와 함께 먹튀 논란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논란을 풀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연구진은 현 코오롱티슈진 노문종 대표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보사를 연구 초기부터 지켜봤던 연구원은 현재 노 대표 외에는 코오롱생과 내 한 명도 없는 상황. 노 대표는 1990년대 중반 코오롱 중앙기술원 생명공학연구실장으로 인보사 개발에 직접적인 관여를 해왔다. 더욱이 인보사 특허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그간 국내에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아온 탓에 노 대표의 진술은 이번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큰 단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식약처는 현지 실사에서 노 대표를 만나 고의성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인보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는 조만간 노 대표를 포함한 인보사·코오롱티슈진 상장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관계자는 “지난 18일 청문회 진행 후 허가취소 여부에 관해 내부 검토 중으로,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며 “현지실사를 통해 노 대표와의 면담은 진행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티슈진은 이번주 중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 임상 재개를 위한 소명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FDA는 지난달 3일 코오롱 측에 임상 재개 승인 전까지 임상을 금지하는 ‘임상 중지’ 결정과 함께 자료 제출을 명한 바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현재 티슈진이 임상재개를 위한 소명자료를 제출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미국의 경우 임상3상 중 세포 변경 사실을 인지하고 신고를 했고, 재개를 하게 된다면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여겨져 실제 사측에서는 미국 임상재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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