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 집현실에서 제4차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년차를 맞아 굵직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윤 후보자에 대해 "서울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의지로 국정농단,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 아니라 국민의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고 대변인은 “윤 지검장은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그가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 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이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가장 큰 쟁점으로 꼽힌다.

윤 후보자는 취재진에게 “앞으로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자의 66억원 재산도 인사청문회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지난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9년도 정기 재산변동사항’에서 65억9076만원을 신고했다. 이는 검찰 고위 간부 37명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공세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야당은 윤 후보자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적폐수사’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후보자는 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건너뛰고 총장에 지목됐다.

때문에 윤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상급 기수 검찰 간부의 줄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김호철(52·사법연수원 20기) 대구고검장는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된 후 세 번째로 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앞서 지난 18일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봉욱(사법연수원 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도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향후 일어날 줄사표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경제라인을 전격 교체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경제수석에 각각 임명했다.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해왔다. 김 실장은 2년여간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대기업집단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이라는 성과를 인정받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신임 정책실장에 대해 “학계·시민단체·정부 등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경제 분야뿐 아니라 사회·복지·교육 등 다방면의 정책에도 정통한 전문가로서,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시대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서 일자리기획비서관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1차관으로 활약했다.

이 신임 경제수석은 1965년생 전라남도 광양 출신으로 동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 과장, 기획재정부 미래경제전략국장,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자문관 등 요직을 거쳤다.

고 대변인은 “이 경제수석은 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과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경제 분야 주요 직위를 거친 정통관료 출신으로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이 경제수석으로부터 고용지표 개선을 비롯한 양질의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이미 공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회전문식 인사'로 문재인 정부 인재풀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인사는 임명된 지 1년도 안돼 청와대의 경제라인 투톱을 전면 교체한 점에서 주목된다.

김수현 전 정책실장은 지난해 11월 임명된지 8개월여만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이번 인사가 윤종원 전 경제수석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전 경제수석은 지난해 6월 임명된 지 1년여만에 옷을 벗게 됐다. 경제성장률과 고용 등 경제 지표가 나아지지 않은 데 따른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정계에서는 김 전 정책실장과 윤 전 경제수석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김 전 정책실장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설이 나오고 있다. 윤 전 경제수석도 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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