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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찌꺼기 돌아보니 '金'…에쓰오일 고도화 질주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 시설(RUC/ODC)./사진 = 에쓰오일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했다. 사우디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정유화학회사인 아람코의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다. 2017년 책봉된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자원 고갈을 대비해 적극적인 경제 다각화를 이끌고 있다. 아람코 역시 그의 주도하에 혁신을 거듭해 오고 있다.

26일 빈 살만 왕세자는 아람코의 계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 시설(RUC/ODC) 준공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칼리드 압둘아지즈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사우디아람코의 아민 H. 나세르 사장 등이 참석했다.

5조원을 투자해 설립한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시설은 사우디아람코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저부가가치의 잔사유를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하고 이를 다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 산화프로필렌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그야말로 '찌꺼기(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환골탈태'시키는 고도화시설로 에쓰오일의 미래 성장동력인 셈이다. 사우디아람코가 에쓰오일의 단독 대주주가 된 이후 첫 대규모 투자로 탄생한 공장이어서 한-사우디 양국간 경제협력 면에서도 주목받은 사업이다.

에쓰오일이 도입한 잔사유 분해시설(HS-FCC)은 사우디아람코와 킹파드 석유광물대학교가 주도해 JX닛폰(JX Nippon), 악센(Axens)사 등과 개발한 신기술로 에쓰오일이 세계 최초로 대규모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설비는 고온의 촉매반응을 통해 잔사유를 휘발유와 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시키는 핵심설비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잔사유 분해시설(HS-FCC)은 최첨단 공정 기술을 적용하여 프로필렌 수율을 25%까지 높였고, 원유보다 값싼 고유황 잔사유를 사용하여 원가 경쟁력 면에서도 탁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화학 비중이 지난해 8%에서 13%로 확대되어 핵심사업 분야에서 사업다각화를 실현했고, 올레핀 제품이 종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해 37%를 차지하게 되어 파라자일렌(46%), 벤젠(17%)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아람코는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중 GS칼텍스를 제외한 3곳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최근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 중인 지분 17%를 아람코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사우디 석유화학업체 사빅과 합작사로 '사빅SK넥슬렌컴퍼니'를 설립했는데 아람코가 사빅 인수를 추진 중이다.

빈 살만 왕세자의 행보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그는 사우디의 경제개혁을 주도하는 실권자다. 에쓰오일의 신규 공장 준공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과 함께 아람코는 에쓰오일에 추가 투자도 결정했다.

사우디아람코는 지난 25일 에쓰오일과 RUC/ODC 프로젝트를 잇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장을 설립하고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쓰오일이 석유에서 화학으로 본격적으로 나아가는 버티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C&D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톤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구성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사우디아람코는 스팀크래커 운영 경험,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정 및 제품의 연구개발(R&D) 전문지식과 판매 역량을 바탕으로 에쓰오일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초대형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정유·석유화학 분야에서 다양한 신기술과 공정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경험을 활용해 사우디아람코의 신기술 상용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이미 SC&D 프로젝트를 위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울산시 온산공장에서 가까운 부지 약 40만㎡를 매입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에쓰오일은 아로마틱, 올레핀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거듭나게 된다.

지현호 산업 2팀 팀장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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