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7일 일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한반도 정세가 한중정상회담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계기로 북미대화 재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27일 일본 오사카에 도착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특히 지난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바 있기에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 20일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이 “대화를 통해 비핵화 문제를 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28일 오사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시 주석이 최근 방북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북미는 비핵화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대화 재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다만 회담에서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북미 양측이 유연성을 보여 이를 통해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는 즉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 등의 유연성을 바라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한국과 화해협력을 언급했으며 한반도 평화무드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그리고 북·미 친서 교환 등은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높였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 조속한 대화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도 “북·미의 3차 대화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8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시작했다.

이날 이 본부장은 "오늘 협의는 매우 시의적절한 때에 열리게 됐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실질적 논의를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최근 북미 정상이 친서 교환을 하는 등 긍정적인 대화가 오가는 만큼 이번 협의가 북미대화 재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측은 우선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할 대북 의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앞서 미국은 당장이라도 실무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북한의 호응을 어떻게 끌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비건 대표는 오후 5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면담해 남북관계 및 대북 식량 지원 현황 등과 관련된 정보 등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 러시아의 협력을 당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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