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 리허설이 열렸다. 탁현민 청와대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1년 전 남북정상이 처음으로 조우한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내일 개최될 행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전날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에 대해 “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배치됐는데, 이 의장기(행사에서 의전에 사용되는 깃발)가 바닥에 다 끌렸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탁 자문위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회담 현장에) 경호원 동선과 카메라 동선이 너무 엉켜있었다”며 “현장 기자들과 동선 합의가 전혀 안 됐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기자들이) 서로 밀고들어가며 욕 말고는 나올 수 있는 말이 다 나온 것 같더라"라고 묘사했다.

탁 자문위원에 따르면 어제 남북미 정상의 만남 자체는 준비 시간이 불과 24시간 가량이었다.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 탁 자문위원은 "전혀 준비가 안된 것으로 보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탁 자문위원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북미 정상이 회동한 장면을 회상했다. 그는 "뒤쪽에 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배치됐는데, 이 의장기(행사에서 의전에 사용되는 깃발)가 바닥에 다 끌렸다"고 토로했다.

탁 자문위원에 따르면 자유의 집 건물이 상당히 낮다. 의장기는 북측에서 당일 날 새벽 쯤 급히 공수됐을텐데, 그 깃발 높이가 건물과 안 맞은 것으로 보인다. 탁 자문위원은 이에 대해 “의장기가 바닥에 끌리는 초유의 사태가 생겼다”며 “그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탁 자문위원은 이번 회담에서 ‘도보다리 회담 시즌 2’ 연출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탁 자문위원은 “마지막 (남북 정상의) 포옹 장면도 제대로 보도가 안됐다. 복잡한 느낌으로 끝나버렸다”며 "마지막에 세 정상이 한 번 더 월경해 사진을 찍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의집은) 뭔가 폐쇄되고, 격리된 느낌이잖나”라고 반문하며 “저는 두 정상이 도보다리까지 가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탁 자문위원은 “그러면 카메라 한 대만으로도 도보다리 회담의 시즌 2, 그다음 그 이상의 감동을 사람들이 봤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날씨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탁 자문위원이 바라던 ‘도보다리 회담 시즌2’는 두 정상이 도보다리에서 50분 정도 이야기를 하고, 걸어 나오는 연출이다. 탁 자문위원에 따르면 두 정상이 걸어나오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식수했던 나무가 걸린다. 탁 자문위원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거기에서 문 대통령을 다시 만나 함께 그 나무에 물을 한 번 주는 것이 이번만남을 상징적으로 남길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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