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 경제보복이 현실화한 가운데, 이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한일 양국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업체 측과 만나 직접 대응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핵심 소재 수급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에 비중이 커지고 있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저녁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복수 언론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9시께 수행원 없이 혼자 입국했고 출장 일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일본에 도착해 현지 재계 관계자 등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과 최근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관련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앞선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등 재료 수출 제한 조치 발표 이후 최대 불똥이 튄 상태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제한 조처를 한 품목은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불화수소, 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 세 가지다. 이는 대일 의존도가 가장 높은 소재들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핵심 소재 추가 확보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이번 이 부회장의 출국에 재계 전반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반도체 부문 경영진과 대책을 논의하고 일본 출장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4일 방한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 장시간 동안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의 추가적인 경제보복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우리나라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요 그룹 총수와의 회동에도 불참한 이 부회장의 일본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