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日 기업 아니다. 본사는 스위스”
담배업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불똥 우려

JTI코리아 신제품 기자간담회 초청장. /사진=JTI코리아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일본이 한국을 겨냥한 경제 보복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 최근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담배업계 역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신제품 출시를 앞둔 일본계 담배회사 JTI코리아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출시 간담회를 앞두고 일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일각에서 제기한 이른바 ‘불매운동 여파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 갑작스런 행사 취소 <왜>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JTI코리아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거론되며 속앓이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오는 11일 서울 제이그랜하우스에서 신제품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된 상황이다.

이 행사는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신제품 캡슐형 전자담배 ‘플룸테크’을 선보이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내부 사정'을 이유로 해당 행사가 연기됐다고 갑작스레 공지했다. 간담회 연기 배경에 업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JTI코리아 측은 “신제품 시연 등을 위해 외부에도 행사장을 준비했는데 이날 날씨가 비가 예보돼 부득이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행사 당일 11일엔 전국에 비 예보가 나온 상태다.

그럼에도 이 같은 해명에 일각에선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신제품 간담회는 JTI코리아가 그간 야심차게 준비해온 행사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됨에도 돌연 일정 연기된 이유가 한·일관계 악화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온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전국 확산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JTI 코리아는 업계 4위에 자리하며 '뫼비우스'·'카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879억 원으로 전년(2059억 원)보다 8.7% 감소했다. 또 영업이익은 지난해 57억원으로 전년(60억원) 대비 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JTI코리아는 매출이 부진하며 시장 점유율도 낮은 편이었다. 이런 상황에 신제품 출시는 반등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비’를 이유로 한 일정 연기가 무리한 해명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른다.

실제 행사를 위해 대관한 장소 취소에 따른 위약금도 만만치 않다.

JTI코리아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JTI(Japan TobaccoInternational) 소속 기업이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필리핀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일본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JTI코리아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 운동 영향과 간담회 연기 간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추측성일 뿐 사실은 아니다. JTI코리아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완벽한 행사를 위해 준비하고 있고 추후 일정이 나오는 즉시 바로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본지>는 정확한 취소 이유에 대해 물어봤지만 즉답은 피했다.

◆ 한·일 갈등 탓 불매운동 고조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종의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에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양국 간 갈등은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긴장감에 빠진 상태다. 대표적으로 아사히, 기린, 삿뽀로, 데상트, ABC마트, 유니클로, 몽벨, 아식스, 르꼬끄, 엄브로, 다이소,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린나이, CJ라이온, LG유니참, SK2, JTL코리아, 소니, 이세이미야케, 러쉬앤캐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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