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으로 선택과 집중 통해 효율성 꾀해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윤주애 기자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이 "일 할 맛이 난다"며 취임 100일 소회를 밝혔다. 김 회장은 연고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내실경영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취임 100일을 기념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지난 3월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JB금융그룹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9년간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김 회장은 JB금융지주와 자회사인 전북은행이 현재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받고 있어 이곳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지배구조 문제 등을 이유로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에 대해 종합검사를 벌이고 있다. 종합검사가 부활하고 지방금융지주에선 첫 타자가 됐다. JB금융그룹은 광주·전북은행 채용비리, 직원 횡령 등으로 리스크관리에 허점을 보였다.

특히 JB금융지주는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BIS자기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이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낮은 편이다.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BIS자기자본비율이 12.87%, 보통주자본비율은 9.3%였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들에게 보통주자본비율이 9.6%를 넘기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 회장은 "보통주자본비율을 우선적으로 조기에 달성하고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배당을 결정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실적이 다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조기에 목표를 달성해 연말까지는 당연히 맞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검사를 받는 것이 금융기관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나름 전문성 있고, 금감원도 여러 금융기관을 동시에 보기 때문에 상대적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여러 경영과 업무에 대해 평가를 받고 부족한 부분에 지적을 받는 건 미래에 가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열린 자세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조금 더 나은 금융사가 되기 위한 개선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을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주기적으로 가능하면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고 저도 개인적으로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은 지난 6월 3억30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는 취임 후 줄곧 '수익성 지표'를 강조해왔다. 시중은행을 둔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불필요한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영업력을 강화해 '강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지주사부터 조직개편으로 인원을 줄이고 일부는 계열사 현장으로 보내는 등 경비를 절감하고 있으며, 결과는 괜찮을 것 같다"며 "수도권에 비해 연고지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부 점포를 통폐합하는 등 끊임없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생각보다 빠르게 조직에 녹아들었다는 생각이다. 계열사 대표를 맡은 이후 회장이 됐기 때문인 것 같다. (취임 100일 소회는) 회장의 업무를 해보니 생각보다 계열사 임직원들이 상당히 우수하다. 미래 발전 잠재력이 크다. 일 할 맛이 난다"고 자랑했다.

이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태생부터 다르고 규모 등도 상대적으로 다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저는 지방을 연고로 하는 은행계열 그룹이 다른 시중은행 금융그룹에 비해 규모의 경쟁을 할 수 없지만 '내실경쟁'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익성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제시했고,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충북대학교 국제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KB금융지주회사 설립기획단장, 팬아시아리컨설팅 대표이사를 거쳐 JB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JB금융그룹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인사개편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새롭게 영입한 상징적인 인물로 권재중 JB금융지주 부사장(CFO)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 이준호 JB금융지주 경영지원본부 상무(CRO)를 소개했다. 일각에선 인사개편이 김한 전 회장 지우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전임 CFO와 CRO는 모두 은행 경험이 전무했다"며 "업무경험이 충분한 사람을 영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북은행은 은행업과 산업자본을 분리해야 한다는 '은산분리' 규제가 이뤄지기 전부터 삼양그룹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J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삼양사, 수당장학회, 김윤 삼양그룹 회장, 김한 전 JB금융그룹 회장 등 삼양그룹 오너일가로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 10.6%를 보유하고 있다.

김한 전 회장은 김윤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김한 전 회장은 2010년 전북은행장을 시작으로 2013년 JB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 광주은행을 인수하는 등 9년간 JB금융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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