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지호 기자] 배우 신세경(29)씨와 그룹 에이핑크 윤보미(26)씨의 해외 촬영지 숙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 장비업체 직원에 대해 1심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 권영혜 판사는 10일 오전 열린 김모(30)씨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 선고기일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동시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권 판사는 "개인 사생활이 존중돼야할 곳에 은밀히 카메라를 설치해 미수에 그치거나 촬영했다"며 "피해자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방송촬영팀이란 지위를 이용해 사건 범행을 저질러 책임이 무겁다. (피해자인) 유명 연예인들이 느꼈을 피해감정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권 판사는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그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카메라가 곧바로 압수돼 촬영물이 외부로 유포되지 않아 추가피해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방송 외주 장비업체 직원인 김씨는 지난해 9월 신씨와 윤씨의 해외 촬영에 동행했다가 숙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올리브TV '국경없는 포차' 해외 촬영 중 신씨와 윤씨가 함께 묵는 숙소에 휴대용 보조배터리로 위장한 촬영 장비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보조배터리를 위장한 불법 카메라를 이상하게 여긴 신씨에 의해 현장에서 발각됐고, 방송사측은 즉시 김씨를 신고했다. 다행히 문제가 될 만한 영상이나 외부 유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3월29일 김씨를 불구속 기소했고, 지난달 3일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징역 2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피해자 측 역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신씨는 지난해 11월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발표회에서 "카메라에 어떤 데이터가 담겼느냐보다 가해자의 목적과 그 의도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나와 내 가족이 이 사건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가해자를 선처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