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성수기, 마케팅·판매 집중
‘기린맥주’ 상황 예의주시

하이트진로는 출시 100일을 맞은 테라의 판매량이 1억병을 돌파,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맥주 부문 판매량이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하이트진로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확산으로 유통채널에서 아사히·기린 등 일본산 브랜드의 판매량이 곤두박칠치며 하이트진로가 새롭게 선보인 맥주 ‘테라’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이다.

11일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철 시원한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맥주의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가 발표된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일본 맥주 매출은 15.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산 맥주는 11.6%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는 출시 100일만에 판매량이 1억을 돌파하는 등 판매에 점차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테라는 출시 101일째인 지난달 29일 기준, 누적 판매 334만 상자(330ml 기준), 1억139만 병 판매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본격적인 맥주 성수기가 시작된 만큼 판매량은 더욱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 된 이후 하이트진로홀딩스 관련 주들은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불매운동이 확산하면 맥주 시장에서 일본산 점유율이 낮아지는 반면 테라의 인기에 힘입어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매출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는 직접 판매가 아니기에 불매운동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파악하기 어렵다”며 “확산되고 있는 불매 여론과는 상관없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테라의 마케팅이나 판매에 더욱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같은 테라 열풍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올 2분기 맥주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6월부터 테라 매출액이 하이트의 판매 감소액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며 “2분기 맥주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테라의 매출 증감 분은 기존 브랜드 매출 감소 분을 상쇄시켜 손익개선의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국내 경기와 환율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점쳤다.

◆ ‘기린맥주’…부정적 영향 제한적

반면 하이트진로가 수입해 판매하는 기린맥주의 경우 예상과는 달리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반일감정으로 인한 매출액 감소는 있을 수 있느나 당초 하이트진로의 주력 제품은 수입맥주가 아닌 국산맥주이기에 매출 기여도가 낮은 만큼 불매운동과 관련한 부정적 영향은 그만큼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측은 “반일여론에 따른 여러 변동사항 등을 고려,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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