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뒤집어 쓴 사연 “아찔한 사고”
개관 30주년 ‘날벼락(?)’

롯데월드가 30주년을 맞이한 기쁨도 잠시, 최근 또 놀이기구 고장사고가 발생해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반복되고 있다. / 사진=롯데월드 홈페이지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여름철이 본격화하면서 최근 놀이동산에는 수많은 이용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놀이기구 안전사고가 날 때마다 사측은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관련자들을 문책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사고들은 매해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월드가 30주년을 맞이한 기쁨도 잠시, 최근 또 놀이기구 고장사고가 발생해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반복되고 있다. 롯데월드의 빈번한 안전사고 발생에 여론 비난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 “잊을 만하면 또”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의 놀이기구 안전사고가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사고는 지난 9일 저녁 8시쯤 서울 잠실 소재 롯데월드에 있는 가상현실(VR) 놀이기구에서 고장이 나면서 발생했다.    

연합뉴스TV는 최근 한 이용객이 해당 놀이기구에서 뿜어져 나온 기름을 온 몸에 뒤집어쓰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이용객 4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놀이기구 의자를 움직이는 유압장치의 호스가 터지면서 기름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놀이기구는  올해 초 개장해 가동에 들어간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구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VR 시뮬레이터 장치로, 이용객들이 착용하고 있는 VR 영상장치에 맞춰 의자가 움직인다. 

현재 롯데월드는 해당 놀이기구의 운행을 멈추고 긴급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측도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측은 “롯데월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과실 여부를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 측은 파손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해 현재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호스 제조사가 미국에 있다. 현재 해당업체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며, 원인이 파악될 때까지 당분간 VR 놀이기구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면서 “피해자는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가능한 시급히 해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롯데월드에서 발생한 놀이기구 안전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중이 이용하는 놀이시설 등에서는 방심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를 인식한 롯데월드도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수많은 대책을 내놨음에도 또 다시 사고가 발생, 성난 여론을 빗겨가지 못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수익만 따지던 롯데월드 측의 무리한 시설 운영, 기본적 안전수칙 미준수 등을 이유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월드가 각종 성과·업적을 이뤄가며 개원 30주년을 맞았으나, 안전 문제만큼은 여전히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는 놀이시설 운영 실태를 제대로 파악, 관리하고 또 지도해나가야 한다”며 “보상도 중요하지만 진심어린 사과와 무엇보다 놀이기구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 강화를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전반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 더 이상 소비자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나갔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 놀이기구 안전 강화될까

한편, 정치권에서도 유원시설 내 놀이기구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원시설 사업자는 유기시설·놀이기구에 대한 안전관리를 위해 사업장 내 안전관리자를 항시 배치해야 한다. 또 안전관리자는 배치되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행하는 안전교육을 매년 1회 이상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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