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사카 리가로얄 호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러시아가 한국 기업에게 불화수소(에칭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화수소(에칭가스)는 일본이 지정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 품목 중 하나다.

청와대 및 재계에 따르면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은 지난 10일 "러시아가 생산하는 불화수소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30대 기업 총수 간담회에서 “러시아 소재기술이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외교라인을 통해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데 러시아가 일본보다 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본산보다 순도가 높은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삼성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초 화학 분야 선진국인 독일,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이 논의되기도 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간담회 후 진행한 브리핑에 따르면 기업인들은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감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화학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불화수사는 일본이 수출규제 대상 품목으로 삼았기 때문에 성사 된다면 우리 기업으로서는 대체제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 정부로부터 우리 정부 측에 그런 내용(러시아산 불화수소 수입)을 전달한 바는 있다"며 "현재 검토 중에 있는 부분"이라 전했다.

한편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에칭(회로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것) 및 불순물 제거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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