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서울 숙명여대의 한 초빙교수가 자신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두고 학생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져 결국 다음 강의에서 배제됐다.

숙명여대에 따르면 15일 이 학교 A학부는 지난주 회의를 열어 초빙교수 이모씨를 2학기 수업 배정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이모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학생들이 문제 삼으면서 이뤄진 조치다.

앞서 올해 1학기에 강의했던 이모씨는 지난달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사진과 함께 "짧은 치마나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면 고개를 돌려 다른 데를 본다.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이모씨는 또 "여대에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 편"이라며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인사 못 하면 바닥 보느라 그런 거야. 오해하지 마. 얘들아"라고 덧붙였다.

게시물을 두고서는 펜스룰이라는 지적이다. 

'펜스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하원의원이던 2002년 한 인터뷰에서 "아내 외에 여성과 단둘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생긴 신조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여성과의 접촉이나 만남을 무조건적으로 하지 않아 오히려 차별이 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후 해당 학부 학생회는 이모씨에게 입장문을 요구하고 학부 측에 문제 제기를 했다. 학부 측에서는 당사자 입장 등을 청취한 뒤 2학기 수업 배정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이씨는 학생회 요구에 따라 "글을 보고 불편함을 느꼈다면 무조건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보고 죄송하다"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안 사게 주의하는 행동으로 바닥을 보고 다닌다는 내용인데 오해를 사서 안타깝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대생을) 예민한 여성 집단으로 생각한 적도 없으며 그러한 의도도 없다. 바닥만 보다가 학생 인사를 못 받아준 적이 있어서 글을 올린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개인 SNS이지만 학생들과 소통하던 공간에서 문제가 있었고, 학부 차원에서 회의를 열어 조치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라며 "이씨가 자숙하고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2학기 강의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같은 학교의 조치로 인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aqjj****님은 "이건 좀 너무한듯. 대체 그럼 어쩌라고."라고 작성해 많은 공감대를 얻었다. 

이어 hana****님 또한 "불필요한 오해를 안 사게 주의하는 행동으로 바닥을 보고 다닌다는 내용인데도 처벌을 하니...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이는 너무한 것이 아닌가요??"라고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yuju****님은 "여잔데 전혀 이해못하겠어요나름 고충이 있는건데.그런생각도 할수있지 저게 나쁜생각이라 자숙을 해야한다고요?"라고 황당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