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네거리에서 열린 갑질금지법 시행 맞이 캠페인에서 직장갑질119 관계자들이 '회사에 불만 많으셨죠?'란 문구가 적힌 부채를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근로기준법 개정)'은 노동자가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경우 사용자에게 신고해야 하고, 이를 접수한 사용자는 일단 조사에 나서야 한다. 

시민사회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첫날인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관련한 일반적인 오해를 설명하고, 괴롭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십계명을 발표했다.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면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가까운 사람과 상의하기 ▲병원 진료·상담받기 ▲갑질 내용과 시간 기록하기 ▲녹음, 동료 증언 같은 증거 남기기 등 십계명을 조언했다.

직장갑질119는 "가해자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할 수 없다면 근무 장소 변경, 유급 휴가 등을 요구해야 한다"며 "노동조합, 노사협의회 등 여러 집단을 통한 대응 방안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5인 이상 사업장에 모두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신고는 피해자 또는 동료, 지인 등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익명으로도 신고 가능하다고 직장갑질119는 전했다. 또 기간제(계약직) 노동자·사용사업주 지휘를 받는 파견노동자 등도 법 적용 대상이다. 

직장갑질119는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경우 우선 사용자에게 신고하게 되어 있다"며 "직장 상사의 괴롭힘과 갑질은 사용자 또는 취업 규칙에 명시된 기구에 신고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이들은 "만약 회사가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거나 피해자 또는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줬다면 고용노동부에 신고(진정 또는 고소)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또 회사가 규모가 작아 취업규칙이나 기구가 없는데 대표한테 괴롭힘을 당했다면 노동청에 신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발생한 질병'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기 때문에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갑질119는 신고 후 회사의 괴롭힘이 없다고 결정될 경우 무고죄나 명예훼손 소송 가능성과 관련, "우려는 있다"면서도 "괴롭힘으로 의심할 사유가 있다면 무고 혐의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를 대비해 증거 수집을 잘 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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