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까지 지주사 전환 마무리 지어야…그룹 내 매각 가능성 높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롯데지주의 롯데캐피탈 지분 처분 기한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룹 내 매각과 외부 매각 등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선택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한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완전히 갖추기 위해서는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에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들을 정리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초부터 공개매각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과 JKL파트너스에 각각 롯데카드(79.83%)와 롯데손보(53.49%)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경우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당국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제 금융 계열사 가운데 남은 건 롯데캐피탈 하나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 금융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롯데캐피탈도 시장 매물로 내놨다가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2월 매각절차 진행을 보류했다. 또 롯데캐피탈의 경우 두 금융 계열사와 달리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필요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롯데캐피탈도 결정의 시간이 임박했다. 롯데캐피탈은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시장에서 알짜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개인신용대출부터 중도금 대출, 기업운영자금, 자동차 리스·할부금융까지 사업 분야가 다방면에 걸쳐져 있는 것이 특징이며, 특히 캐피탈사 중 유일하게 개인금융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1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캐피탈 매각을 놓고 롯데그룹 내 인수 가능성을 우세하게 보고 있다. 롯데그룹 내 가장 유력한 인수 기업으로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롯데캐피탈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호텔롯데가 39.37%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자리 잡고 있다. 2대주주인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캐피탈의 지분은 25.64%다. 그 뒤를 이어 롯데건설(11.81%), 부산롯데호텔(11.47%) 등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만약 호텔롯데가 롯데지주의 롯데캐피탈 지분을 사들이게 되면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향후 호텔롯데의 지주사 편입 문제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호텔롯데 상장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내부매각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호텔롯데보다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더욱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한차례 중단한 외부 매각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올해 초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을 진행했을 때, 가장 큰 관심을 보인 KB금융의 이름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B금융 입장에서는 KB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을 합칠 경우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고, 주력이던 자동차 할부금용은 물론 개인금융 분야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도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에 롯데캐피탈이 매력적인 매물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캐피탈 매각과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롯데캐피탈은 매각 과정에서 당국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외부 매각뿐만 아니라 그룹 내 매각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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