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무인양품-ABC마트 불매타격 ‘글쎄“
“갈 사람은 간다” “불매운동 알긴 안다”

일본 불매운동의 대표적 기업 유니클로, 무인양품, ABC마트 / 사진=최은경 기자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분위기가 국내에 확산되고 있다. SNS 등 온라인 상에는 일본 제품 불매 리스트도 공개돼 해당 기업들은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 국민들은 일본 제품을 구입하지 않거나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인증샷을 올리는 등 세대를 넘어선 반일 감정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데상트·유니클로·ABC마트, 아사히·기린·삿포로, 토요타·렉서스·혼다, 소니·파나소닉·캐논 등 다수 일본 기업들이 때 아닌 비난을 받고 있다. 향후 일본 불매운동이 어떤 파장을 낳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17일 오후 본지 취재진은 이들 기업의 일부 매장을 방문했다.

이날 점심 이후 찾아간 서울 명동 일대는 평일임을 반영하듯 그리 북적대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은 한국 쇼핑의 메카를 증명하듯 관광객들이 다수를 이뤘다. 

취재진은 유통 기업 중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 무인양품, ABC마트, 유니클로 매장을 각각 방문했다. 해당 브랜드는 여름을 맞이해 세일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며 고객맞이 준비에 바빴다. 

중구 인근에 있는 무인양품. 평소 세일기간엔 손님들로 북적였을 테지만 이날만큼은 한산했다. / 사진=최은경 기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중구 인근에 있는 무인양품. 평소 세일기간엔 손님들로 북적였을 테지만, 이날만큼은 계산대 주변도 한산했고 매장 안을 둘러보는 손님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옷가지를 정리하고 손님 응대를 하는 매장 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무인양품 매장 직원에게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해당 직원은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눈에 띄게 판매가 늘거나 줄어드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고객들도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ABC마트 매장 내엔 손님이 있었지만 대부분 외국인들었다. / 사진=최은경 기자

같은 날 둘러본 ABC마트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ABC마트는 일본 ABC마트가 99.96%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기업이다. 매장 내엔 손님이 있었지만 대부분 외국인들이었고, 국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를 파악하기에는 무리였다. 실제 한 고객은 ABC마트가 일본 브랜드란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ABC마트 매장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상황이라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마지막으로 찾은 유니클로 매장도 많지 않은 손님에 분위기가 유사했다. 유니클로는 롯데쇼핑이 49%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계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 브랜드다.  

유니클로 매장 직원은 “일본 경제 보복으로 인한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엔 어려운 것 같다”면서 “방문객도 기존 국내 소비자나 외국인들이 다수로, 이전과 큰 차이를 느끼진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장은혜 씨(34)는 “일본 경제 보복에 한 소비자로서 화가 나지만, 유니클로 행사가 만족스러운 편이라 그냥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마주친 한 외국인은 유니클로 제품이 좋다며 ‘굿’을 연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라 1년에 한 번 매출을 집계해 공개하고 있다. 일본 경제 보복에 따른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 보기에 애매한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변화가 있을 경우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 매장도 많지 않은 손님에 한산한 분위기. / 사진=최은경 기자

취재진이 이날 세 매장을 잇달아 둘러본 결과 평일 낮 방문객 수가 적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들 브랜드 모두 현 시점 불매운동의 영향을 매출면에서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체감도의 경우 각 매장 직원 반응에 차이는 존재했다.

이들 기업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점차 번지고 있다는 점은 인지하면서도 여전히 별다른 대응은 없었다. 고객 감소와 매출 하락을 단순히 불매운동 탓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해당 브랜드들에서 아직 매출에 심각한 타격은 감지되지 않았지만,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발 빠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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