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선방 불구하고…수수료 인하 및 코스트코 여파 나타날 듯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카드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삼성카드(대표 원기찬)가 올 2분기 실적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년 만에 코스트코 제휴사 자리를 경쟁사인 현대카드에 내준 여파가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1203억원을 기록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신한·우리·하나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실적 하락을 겪은 것과 대조돼 더욱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됐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했음에도 자동차 캐시백, 무이자 할부 등 고비용 마케팅 축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용 효율화, 건전성 관리 등 내실경영에 집중해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업계는 지난 1월 말부터 적용된 수수료율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돼 실적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5월말을 끝으로 코스트코 독점 계약권을 현대카드에 내준 것에 대한 타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코스트코를 통해 연간 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려왔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카드가 올 2분기 순이익 7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약 39.3% 감소한 수치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부터 시작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효과가 분기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는 점 외에도 5월 코스트코 제휴 종료에 따른 취급고 감소와 더불어 대손비용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카드는 지난 1분기 시장점유율 17.9%를 기록하며 신한카드(22.1%)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최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올 2분기 시장점유율이 1분기보다 0.7% 하락한 17.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예상대로라면 업계 3위인 KB국민카드(17.4%)에 소폭 뒤져 순위를 맞바꾸게 된다.

최 연구원은 “코스트코 취급고는 지난해 연간 3조1000억원으로 개인신판 취급고 84조5000억원의 약 3.7%를 차지했다”면서 “따라서 삼성카드 2분기 개인 신판 시장점유율(M/S)은 17.2%로 1분기 17.6%에서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카드는 기존 코스트코 제휴카드 사용자에게 다른 대형마트 사용 시에도 할인·적립 혜택을 제공하도록 했지만 상당폭의 취급고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2분기 순이익은 783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하나금투보다 다소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백 연구원은 “올해 1월 31일부터 시행된 수수료율 인하 영향이 2분기에 처음으로 전체 기간에 걸쳐 반영돼 개인신판 가맹점수수료율은 1.65%로 전년 동기 대비 13bp, 전분기 대비 3bp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일부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및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하락폭이 당초 예상인 16bp보다는 소폭 작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삼성카드 2분기 개인신판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2분기 시장 전체 증가율 추정기가 7~8%인 것에 비하면 낮다”고 덧붙였다.

백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금리하락으로 인해 조달비용이 하락한 점 ▲대손비용 상승세가 누그러진 점 ▲무이자할부 중단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점 등을 꼽았다.

한편, 삼성카드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이마트 등 국내 대형 창고형 할인점과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코스트코 공백을 메울 방침이다. 특히 코스트코와 경쟁관계에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의 단독 제휴 계약을 오는 2023년까지 연장하고,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용 카드인 ‘트레이더스 신세계 삼성카드’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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