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에 올린 불화수소를 놓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과 SK 최태원 회장의 의견이 엇갈렸다. 

박 장관이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하자, 최태원 SK회장이 "품질과 순도가 문제"라고 답하면서 중소기업 제품 품질 저하에 대한 양측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 장관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이 구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7일 중기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도 박 장관은 "기술을 보유한 우리 중기업체들이 생각보다 있더라"며 "그런데 왜 이 기술을 (상용화) 안했냐고 물으니 판로에 대한 담보가 없다고 한다. 우리가 기술이 있는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에 올린 불화수소에 대해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생산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구매해주지 않는 부분을 지적한 셈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최 회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업체도 (불화수소를) 만들지만, 문제는 품질”이라면서 "공정마다 불화수소의 분자 크기나 순도가 다 다른데, 아직 국내 업체는 공정에 맞는 불화수소를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의 기술 역량이 일본 기업에는 역부족임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국내 업체가 만든 에칭가스를 고난도 반도체 공정에 투입해 테스트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해법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를 천천히 잘해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최 회장은 "우리 나름대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주고, 일본에 필요한 도움을 받고 하는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일본에 갈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소식을 접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SNS을 통해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R&D 투자를 하면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떠했을까"라고 되물어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