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올해 2분기 대형 보험사 9곳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올 상반기 실적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보험업계는 갈수록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수익률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월요신문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등 4개 증권사의 2분기 실적전망 자료를 취합한 결과, 9개 보험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3조2343억원에서 올해 1조9879억원으로 38.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2분기 실적부진이 직격타를 날렸다. 2분기 9개 보험사의 순이익 총액은 지난해 2조500억원에서 올해 9491억원으로 절반이 넘게 증발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별로 보면 맏형 삼성생명(대표 현성철)의 실적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은 올해 2분기 순이익이 34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20억원, 비율로는 67.4% 감소할 전망이다.

이어 삼성화재(대표 최영무)도 올해 2분기 순이익이 2240억원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05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대표 김정남)과 한화생명(대표 차남규·여승주), 현대해상(대표 이철영),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윤식)도 수백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손해보험은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 속에서 신계약 성장과 손해율 상승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며 "생명보험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제도 변경에 의한 준비금 축 적립 우려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임 책임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은 현재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당장의 반등 모멘텀은 부족하나 중장기적으로 요율 인상 효과를 확인하고, 규제 완화 개연성 등을 감안할 때 지금의 밸류에이션은 부담이 없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동양생명(대표 뤄젠룽)과 미래에셋생명(대표 하만덕·변재상)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양생명은 2분기 순이익이 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동양생명은 순이익이 2016년 54억원, 2017년 1844억원, 지난해 513억원으로 둘쑥날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16년말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으로 3000억대 손실을 봤다"며 "지난해에는 저축성 상품 중심에서 보장성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느라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동양생명의 순이익 규모가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적은 동양자산운용 매각 관련 약 650억원 내외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될 전망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했으나 물가상승, 문재인케어 풍선효과 영향으로 보험금 증가율이 이를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실손의료보험은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6대 손보사의 경우 평균 손해율이 129.8%로 조사됐다. 손해율이 가장 낮은 곳이 118%, 최고 151.4%를 기록했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이 많다는 의미다.

김 애널리스트는 "생명보험사의 경우 시장금리 하락으로 연말 부채적정성평가(LAT) 규제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감독당국이 기존 대비 완화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중장기 영향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연1.75%에서 연1.5%로 내렸다. 이로써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진다.

과거 확정형 고금리 상품은 최저 보증이율을 보증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담이 커진다. 생명보험사 다수가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으로 몸집을 키웠다. 저축성보험은 대부분 부채로 평가된다.

부채적정성평가(LAT), 보증준비금 등도 금리가 인하되면 할인율이 낯아지므로 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2년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K-ICS(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되는 것에 앞서 자본확충 등으로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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