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핀테크 업체 Acorns 홈페이지 캡처.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간편송금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가 증권업에 진출한 이후 잔돈금융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양사가 증권업에 진출한 이후 미국 핀테크 업체 에이콘(Acorns) 모델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증권사들의 비대면 계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5월말 증권사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관련 결과가 7월 말에 발표되면 본인가 후 하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대주주 관련 이슈 있으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Acorns의 경우 카드 결제 시 '올림(round up)'해 잔돈을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자동 투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3달러60센트를 결제할 경우 40센트가 자동으로 투자된다.

카카오페이 및 토스는 주요 고객이 20~30대 젊은층이고 송금 및 결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 같은 서비스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김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토스는 이미 토스 카드를 통해서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발생하는 경우 자동저축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토스는 이미 신한금융투자와 제휴해 해외주식 거래 제공하고 있으나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토스에서 거래하는 경우 5달러나 0.5% 중 큰 금액이 수수료로 책정되나 신한금융투자에서 직접 거래하는 경우 미국주식 최소수수료 없이 온라인 0.25% 수수료가 부과된다. 

최근 대부분의 대형 증권사가 해외주식에 대해 최소수수료를 폐지하고 있으며, 대신증권은 미국주식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토스 수수료 체계 상 주식을 해보지 않은 고객에게 어필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고객을 잡아두기는 어려워 직접 증권사 설립 통해 중개 나서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지속된 증자로 보통주 비중이 25% 미만으로 줄어들었으며 외부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장기 거버넌스(governance) 문제를 위해서 자본 투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익모델 구축이 필요해 보이며 이를 위해서라도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 혹은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비대면 국내 주식 거래는 무료 수수료로 고객을 확보한 후 신용을 통해 수익화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개인신용은 자본의 100% 이상 일으킬 수 없어 적은 자본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기가 어렵다. 토스증권은 자본금 250억원, 바로투자증권은 56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금융상품 판매시장에서는 토스증권과 카카오증권 간의 경쟁이기 보다는 카카오은행과의 대결이 예상된다"며 "여수신으로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카카오은행이 수수료 수익을 통한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를 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이미 70만좌 이상의 비대면 계좌를 개설했기 때문에 매력적인 금융상품이 채널에 담긴다면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면서 "카카오증권와 토스증권의 경우 금융상품 공급 능력은 제한적이지만, 한국투자증권-카카오뱅크 제휴에 대응하기 위해 타 대형 증권사가 관련 채널과 제휴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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