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중심 포트폴리오 개선·내실경영 '성과'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사진 = 현대·기아차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차가 올 상반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SUV를 앞세운 판매전략과 우호적 환율 환경, 인센티브 감소 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결과다.

2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 212만6293대, 매출액 50조9534억원, 영업이익 2조626억원, 순이익 1조953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대수는 5.1% 감소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익은 각각 8.1%, 26.4%, 26.6% 상승했다.

기아차 역시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가 135만2629대에 그쳐 전년 대비 2.4% 부진했다. 하지만 매출액 26조9510억원, 영업이익 1조1277억원, 순이익 1조154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2%, 71.3%, 51.1% 성장했다.

양사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수익성 중심의 판매전략을 세운 현대·기아차는 지난 1분기 다진 성장세를 2분기에도 이어갔다. 여기에 우호적 환율 환경이 이어지면서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코나 등 SUV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그 결과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낮아진 82.9%를 기록했다. 그간 실적 발목을 잡던 미국시장 인센티브 문제도 개선했다.

이러한 성과는 영업이익률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대까지 하락하며 경영위기에 봉착했던 현대차는 올 1분기 3.4%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렸고 2분기 4.6%를 기록하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치인 4% 달성에 청신호를 켠 셈이다.

기아차는 해외에서 텔루라이드, 쏘울 등을 앞세워 수익성을 높였다. 유럽에서는 씨드 신차로 신흥국에서는 스토닉과 니로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도모했다. 여기에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원달러 환율 영향, 1분기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 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실적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2분기에는 재고관리 강화와 인센티브 축소를 통해 수익을 방어했다.

그 결과 2분기 영업이익률이 3.7%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분기에는 4.8%를 기록한 바 있다.

양사는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V'자 반등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는 하반기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본격화하고 베뉴를 앞세워 인도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중국 판매 부진은 예상보다 심각해 판매목표를 86만대로 기존보다 낮췄다.

기아차는 새 소형 SUV 셀토스에 이어 대형 SUV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에 중형세단 K5 완전변경도 출시한다. 미국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와 쏘울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텔루라이드의 경우 생산목표를 기존 6만대에서 8만대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씨드 CUV 출시를, 중국은 셀토스 추가를 통해 판매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인도의 경우 이르면 7월 말부터 공장 가동을 본격화한다. 첫 차인 셀토스 판매 목표는 11만대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본격화 하고, 인도시장에서는 베뉴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통해 위축된 판매 흐름을 극복하고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주요 시장에서 신차 판매 확대 및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최근 출시한 글로벌 소형 SUV 셀토스, 북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출시한 텔루라이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하비 등 주요 SUV 모델과 글로벌 볼륨 차종인 K5 풀체인지 모델의 판매에 집중해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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