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출신 김동진(홍콩 키치)이 24일 홈구장인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레시즌 친선 경기를 통해 은퇴식을 가졌다. 펩 과르디올라(왼쪽) 맨시티 감독으로부터 은퇴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2000년대 축구 국가대표 왼쪽 풀백으로 활약한 김동진(37)이 은퇴했다. 그는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만여 관중 앞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뤘다.

홍콩 키치SC 소속 김동진은 24일 홈구장인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통해 은퇴식을 가졌다.

소속사 DJ매니지먼트에 따르면, 경기 시작 전부터 김동진의 은퇴를 기념하는 특별 티셔츠가 100장 이상 팔리는 등 많은 팬들의 관심 속에서 작별을 전했다.

어린 딸과 함께 입장한 김동진은 선발로 출전해 전반 15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키치SC 감독인 블라즈 슬라코비치는 김동진을 배려해 전반 15분에 교체, 4만여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였던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유니폼과 꽃다발을 김동진에게 전달하며 화제가 됐다. 양 팀 코칭스태프, 선수들도 모두 벤치에서 나와 김동진과 포옹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앞서 2000년 안양 LG(현 FC서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동진은 2006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에 입단하며 유럽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2010년 K리그로 돌아와 울산 현대, 서울에서 뛰었고, 이후 항저우(중국),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서울 이랜드, 키치 등에서 활약했다.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A매치 62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했다. 

김동진은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배려해준 감독님께 감사하다. 또 딸과 함께 입장하고,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19년 동안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려고 하니 지난 많은 순간들이 생각났고, 눈물이 났다. 오늘 교체 후 축하 받았던 마지막 90여초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김동진은 키치에서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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