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6376억…전년비 89%↓
D램·낸드 생산량·투자 조정…시장 하강국면 대응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 전경/사진=SK하이닉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SK하이닉스가 생산량 및 투자 계획 조정을 통해 시장 하강국면에 대응한다.

SK하이닉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9년 2분기 매출 6조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 당기순이익 537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8%, 영업이익 89%, 당기순이익은 88% 감소한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추정치)인 7400억원을 1000억원가량 하회하는 수준이다.

차진석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2분기는 판매 수량 증가에도 예상보다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지속됐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D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대응해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2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세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5% 떨어졌다.

차 부사장은 “수익성 측면에서 모든 제품군의 단위당 원가 절감이 있었으나 큰 폭의 가격 하락 폭을 상쇄하지 못했다”며 “신규 펩(M14)의 초기 가동 효율이 낮은 데 따른 비용이 발생했고 판매 수량 증가 등으로 매출 원가가 상승해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PC와 그래픽 D램 수요는 지난 분기(2분기) 말부터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봤다. 하반기에는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며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져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시장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D램은 생산 캐파(CAPA)를 4분기부터 줄인다.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방침이다.

아울러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Cleanroom)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재고를 적극 확보하는 한편, 밴드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차 부사장은 “수출 규제가 강화된 품목에 대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재고를 적극 확보하고 밴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공정에 투입되는 사용량을 최소한으로 조절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예의주시하며 대응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및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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