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션·발주 ‘제동’

대형마트·편의점 등이 일본산 맥주의 신규 발주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국내 소비자들로 하여금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본격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편의점 등이 일본산 맥주의 신규 발주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개별 점포가 아닌 본사 차원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과 관련,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첫 사례인 만큼 관련 업계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6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최근 대형마트·편의점 업계는 각각 프로모션·발주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일본산 맥주 6종(아사히·기린·삿포로·산토리·에비스·오키나와)의 대한 발주 중단을 선언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CU를 포함한 편의점 5개사(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는 내달부터 소위 ‘4캔 1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키로 했다. 마트·편의점 업계의 이번 조치로 소상공인에 이어 대형 유통업체들도 일본 제품 퇴출 운동에 가세하게 된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롯데마트는 자동발주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며 “최근 일본맥주는 판매가 저조한 상황으로 발주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존 재고가 남아있는 맥주는 지속 판매 예정”이라며 “재고가 전부 떨어지게 되면 시스템상 자동발주가 들어가지만 맥주 6종에 대한 신규 발주는 금일부터 중단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를 포함 이마트·홈플러스도 사실상 발주를 중단한 상태다. 이들 모두 최근 일본 맥주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며 자동 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판매량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실제 한 대형마트의 상반기 전체 수입 맥주 판매량에 따르면 매출 2위를 차지했던 아사히 맥주는 6위로 하락했으며, 기린 맥주 역시 7위에서 10위로 밀려났다.

편의점 5개사 역시 ‘4캔 1만원’ 행사에서 일본산 맥주를 제외하는 프로모션을 내달부터 진행한다. 특히 이번 5개사 가운데 일본 이온그룹·미쓰비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니스톱 역시 일본 맥주 행사 중단 결정에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란 평이 나온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지분 문제와 상관없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로서 당연히 한국정서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 사라진 日 맥주 자리 ‘경쟁 치열’

‘보이콧 재팬’ 움직임이 거센 상황 속 대표적 일본 맥주로 꼽히는 아사히·기린 등의 판매 급감에 따라 국산·수입 맥주업계가 저마다 반사이익을 노린 마케팅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앞서 오비맥주는 맥주 브랜드 ‘카스’·‘필굿’의 가격을 내달말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카스의 경우 패키지별로 약 4~16% 출고가를 인하해 공급키로 했다. 당시 이 같은 가격 인하에 오비맥주 측은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국산제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에 이번 특별할인 행사가 국산맥주에 대한 소비촉진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수입맥주 또한 예외가 아니다. 덴마크의 유명 맥주로 알려진 칼스버그는 최근 리뉴얼된 칼스버그 출시로 국내 맥주 시장을 노리고 있다.

실제 최근 편의점 등에 따르면 국산·수입맥주 판매량은 이달 기준, 2.9%·2.3% 각각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 시즌이기도 하지만 일본맥주 불매운동에 따른 반사이익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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