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영향으로 수입 맥주 간판격인 아사히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칭따오에 1위를 내준 상황이다. 이번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량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주류수입협회가 2018년 7월~2019년 6월 1년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입 맥주 가운데 1위는 이 기간 48만7501헥타리터(1 헥타리터는 100ℓ)를 판매한 칭따오로 나타났다.

칭따오는 전년도인 2017년 7월~2018년 6월까지만 해도 1위인 아사히에 이은 2위였다. 이때 판매량은 49만1114헥타리터의 아사히에 못 미치는 42만7898헥타리터였다.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아사히의 판매량은 0.8% 줄어든 반면, 칭따오의 판매량은 13.9% 늘어 1·2위 순위가 역전됐다.

현재 국내 시장에선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 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최근 일본산 맥주의 신규 발주를 중단,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 등 편의점 5개사는 ‘4캔 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아예 빼버린 상태다.

지금처럼 불매운동이 지속된다면 일본 맥주의 판매량은 계속 내리막일 것으로 점쳐진다. 아사히는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2위 자리마저도 매섭게 따라붙고 있는 경쟁자들과 일본제품 불매 운동 영향으로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두 자릿대 급성장을 기록한 하이네켄이나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이 2위 자리로 올라서며 아사히를 밀어낼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아울러 아사히의 판매 부진에 국내 업체들은 때 아닌 기회를 얻은 모양새다. 현재 상황을 기회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출시 100일 만인 이달 2일 1억병 판매를 넘어섰다. 또한 하이트와 맥스 등 기존 브랜드도 덩달아 판매량이 늘며 지난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 증가했다. 특히 가정이 아닌 외식 시장에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나 뛰었다.

오비맥주는 대표 제품 카스와 발포주 필굿의 가격을 내달 말까지 낮추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한다. 연중 최대 대목인 여름 성수기에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이번 기회에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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