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대부업계 대출 1/4이 일본계……당국 “동향 예의주시”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저축은행과 대부업계 등 국내 서민금융시장에 풀린 일본계 자금이 1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서민금융시장에선 일본계의 대출 점유율이 1/4에 육박하고 있어 일본이 금융 분야로까지 보복 조치를 확대할 경우 서민 경제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과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에 제출한 ‘일본계 금융사 여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국내 대출은 17조410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전체 여신(76조5468억원)의 22.7%를 일본계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저축은행에서 일본계 금융사의 여신은 지난해 말 기준 10조7347억원으로 같은 시점 전체 저축은행 여신 59조1981억원의 18.1%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일본계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OSB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 4곳에 불과하지만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을 비롯해 8위 JT친애저축은행, 9위 OSB저축은행, 18위 JT저축은행 등 이들 업체 모두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부업계는 이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의 국적이 일본인 대부업체가 19곳으로 같은 시점 등록 대부업체 8310곳의 0.2%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계 대부업체의 여신은 6조6755억원으로 전체 대부업 여신 17조3487억원의 38.5%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이 자금 공급을 급속히 감축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로 개인신용대출 영업을 하는 일본계 대부업체의 대출 평균금리는 23.3%로 대부업체 전체 평균금리인 19.6%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대부업계 1위도 일본계인 산와머니로 작년 말 기준 대출채권이 2조1455억원에 달한다. 산와머니는 작년부터 ‘한국 철수설’이 흘러나오더니 올해 3월부터는 기존 대출 회수만 하고 있다.

국내 대출 시장에서 저축은행은 은행에서 대출이 안 되는 사람이나 한도가 꽉 찬 사람이 찾는 곳이다. 대부업체는 저축은행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이 가는 마지막 대출 시장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이외에도 일본계 여신금융사인 오릭스캐피탈과 제이티캐피탈, 토요타파이낸셜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2239억원 상당의 대출을 국내에 실행해놓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일본계의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일본계 자금이 자금 공급을 줄일 경우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들 업체가 일본 정부의 영향을 받아 실제로 자금 공급을 줄일지는 미지수이지만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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