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7096억원…두 자릿수 감소 전망 깨고 전년比 7.1% 감소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올 2분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실적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컸던 카드사들이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수수료 인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순익 급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지난 1분기 주요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회사별로 최대 40%가량 떨어지는 결과를 보이자 2분기 전망도 ‘먹구름’이 가득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 부가서비스 축소,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 자구책 마련을 통해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특히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9% 급감해 카드사 가운데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던 우리카드와 같은 기간 12.2%의 감소세를 보인 신한카드는 이에 버금가는 순익 급감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깨고 상반기 기준 각각 1.6%, 3.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인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를 비롯한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7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신한카드의 경우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2819억원 대비 3.8%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비용 절감과 더불어 주수익원인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 순익 감소폭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20.4% 증가한 634억원, 리스는 63.4% 증가한 86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 19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943억원 대비 1.2% 감소했다. 특히 삼성카드는 5월말을 끝으로 코스트코 독점 계약권을 현대카드에 내준 공백을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 국내 대형 창고형 할인점과의 마케팅 강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메웠다는 평가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 초부터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됐지만 디지털·빅데이터 기반 비용 효율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해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했다”면서 “하반기에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지속되는 등 어려운 경황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내실경영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카드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 146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686억원 대비 13.3% 감소했다. 다만 국민카드 측은 지난해 상반기 캠코 채권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 약 300억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년 대비 75억원 증가한 것이라 설명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됐지만, 판관비 감축과 비용 효율화, 리스크관리를 통한 충당금 관리 등으로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우리카드는 올 상반기 6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676억원에 비해 1.6%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수수료 인하 여파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에서 프로세스 개선 및 내부 전담팀 구성 등 업무 효율화를 꾀했다.

또한, 우리카드는 모집비용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전반적인 마케팅 비용도 절감했다. 특히 우리카드의 대표상품 ‘카드의정석’ 시리즈가 지난 3월말 300만좌를 돌파하는 등 회원 수를 꾸준히 늘려간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여파에 대비한 업무 효율화를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섰다”며 “건전성 지표가 좋아지고 앞으로도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 3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상반기 516억원 대비 34.7%나 급감했다. 이는 전체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당초 마케팅 비용이 적었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가장 크게 작용했고, 이를 보전할만한 일회성 요인도 없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를 예상한 카드사들이 선제 대응에 나서면서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면서 “다만 비용 절감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것이며, 하반기에도 수수료 환급 등 여러 악재가 남아있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고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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