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두고 몸값 높이기 전략?
“협상 진행 중, 확정된 사안 無”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국내 ‘흑당 밀크티’ 열풍에 제 2전성기를 맞은 공차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릴 가능성이 커졌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차코리아의 최대주주인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 지분 100%를 미국계 사모펀드(PEF) TA어소시에이츠에 매각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매각은 공차가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최근 흑당 열풍에 따른 실적 개선 등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각 대상은 유니슨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76.9%와 김여진 전(前) 공차코리아 대표의 남편 마틴 에드워드 베리가 가지고 있는 23.1%를 합친 지분 100%다. 현재 매각가는 약 3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금액 대비 1000억원 가까이 높은 약 4000억원 중후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성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섞인 결과로 해석된다.

그만큼 밀크티·버블티는 이제 단순 유행 차원이 아닌 디저트시장 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최근엔 공차 외에도 흑당 밀크티·버블티 등의 메뉴를 취급하는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생겨나고 있단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더욱 밝힌다.

현재 국내 공차 매장 수는 지난해 448개에서 약 6개월여 만에 507개까지 늘어나는 등 진출해 있는 17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수를 자랑한다. 실제 지난 4월 기준, 공차 매장수는 ▲필리핀 104개 ▲미국 68개 ▲호주 60개 ▲베트남 45개 ▲홍콩 40개 ▲일본 30개 등의 순이다. 공차코리아는 100% 자회사인 공차재팬을 통해 올해 말까지 도쿄와 오사카, 오키나와 등 일본 주요 지역에 추가로 출점, 현재 37개인 매장을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내 매장 수 확대와 함께 공차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공차코리아의 올 상반기 매출은 614억원을 기록해 전년(341억원) 동기 대비 180% 가량 늘었다. 그러나 매각을 앞두고 이 같은 실적 개선과 함께 신규 출점을 대폭 늘려왔던 점을 두고 대주주인 유니슨캐피탈의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인수 이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며 신규 출점을 자제해 왔던 유니슨캐피탈 측에 의해 공차의 매장 수는 한동안 정체돼 왔으며, 직접적인 매장 수가 불어난 것은 지난해부터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로 매각이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게 유니슨캐피탈 측 입장이다. 유니슨캐피탈 측은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라고 일축했다.

앞서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2014년 콩차코리아 지분의 약 65%를 34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5년엔 대만 본사인 로열티타이완(RTT)으로부터 일본 사업권을, 2017년엔 RTT본사를 추가 인수하며 외형을 키워왔다. 공격적 전략을 펼쳐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중동계 자본과 공차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인수가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한차례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비싼 몸값에 돌아섰던 TA어소시에이츠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며 업계에선 이번 매각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니슨이 지난 5년간 공차에 투자한 금액은 약 600억원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매각이 예상된 4000억원 중후반대 가격에 성사될 경우 유니슨은 공차코리아를 통해 5년 만에 9배 가량의 차익을 거두게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장에서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공차코리아를 인수하는 TA어소시에이츠는 지난 1968년에 설립된 미국계 PEF로 운용자산 규모는 38조40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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