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흉기와 협박 편지가 든 소포를 보낸 혐의로 체포된 유모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흉기와 협박 편지가 든 택배를 보낸 혐의를 받고있는 진보단체 간부 유 모(35)씨가 31일 법원의 구속심사에 출석한 가운데 유 씨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이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 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협박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석했다.

유 씨는 오전 10시 경찰 호송차를 타고 법원 앞에 모습을 보였다. '본인이 소포를 보낸 것이 맞느냐', '추적을 피하려 옷을 갈아입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법정을 향했다.

다만 유 씨는 법원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서울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을 향해서는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표적수사 중단하라"고 외치는 한편, 유 씨를 향해 "힘내요"라고 소리쳤다. 

대진연은 이날 많은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유 씨의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적폐 청산에 적극 나섰던 대진연에 돌아온 것은 표적 수사였다"며 "이는 적폐 청산을 멈추기 위한 경검의 발목잡기식 탄압이며 진보개혁정당과 적폐청산단체를 이간질해 적폐청산세력을 약화하려는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 위원장 구속은 적폐를 위한 심판이고, 기각은 촛불과 국민을 위한 상식적인 결단일 것"이라며 "사법부에 구속(영장) 기각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 씨는 윤소하 의원실에 커터칼과 함께 조류로 추정되는 사체, 플라스틱 통과 함께 협박성 편지를 담은 택배를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소하 의원실은 지난 3일 이 택배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진=뉴시스

의원실에 따르면 협박 편지에는 '태극기 자결단'이란 명의로 '윤소하,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이 됐다',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 등의 문구가 붉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경찰 추적결과 지난 23일 서울 강북구에 사는 유씨는 거주지에서 약 1시간 떨어진 관악구 편의점까지 가서 김모씨의 이름으로 택배를 붙였다. 당시 유씨는 모자와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상태로 편의점을 오가며 대중교통을 수차례 갈아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해당 택배에 지문이나 DNA 등이 검출되지 않아 초기 피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동선 추적 등을 통해 신고 약 한달 만인 지난 29일 오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유씨를 체포했고, 30일 "사안이 중하고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유 씨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의장 출신으로, 현재는 서울대학생진보연합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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