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부정적 이슈에 ‘멘붕’
‘호세 루이스 아마도르’호(號) 과제 산적 해결할까

JJTI코리아 노동조합(이하 노조) 파업 등 노동자 반발이 장기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 사진=최은경 기자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JTI코리아가 새 전자담배 ‘플룸테크’ 출시로 숨가쁜 행보도 잠시, 부정적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일제 불매운동 명단에 포함된 담배회사로 알려진 데 이어 노조 총파업 예고까지 이어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초 호세 루이스 아마도르 대표이사 취임 전부터 산적한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사측의 관리·감독 부실로 노조 장기투쟁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조합 파업이 계속되면서 영업망은 사실상 멈춰 섰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JTI코리아는 국내에서 뫼비우스(구 마일드세븐), 세븐스타, 카멜 등의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1992년 한국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전국 15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국내시장에선 지난 2012년부터 점유율이 10% 초반까지 급락,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조합원 절규…“회사가 우리 일상 무너뜨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TI코리아 노동조합(이하 노조) 파업 등 노동자 반발이 장기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831일째 지속 중인 노조 투쟁은 햇수로 3년을 넘어선 셈이다. 전체 직원 500여 명 중 노조 조합원은 300여 명 수준으로, 과반이 넘는다. 

현재 노조는 영상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날씨에도 서울 광화문 소재 본사 앞에서 릴레이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고영현 JTIK 노동조합 위원장은 <본지>와의 만남에서 “3년째 이어지는 회사의 노조 죽이기로 조합원들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사 갈등의 시작은 지난 2017년 임금 협상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노조는 회사의 본사 사무직과 영업직 사이의 임금 격차 해소를 요구했다. 

고 위원장은 “영업직(DSO)의 평균연봉의 경우 사무직 평균연봉의 67.5%에 불과했다. 1년에 한 번 지급되는 경영성과급(LIP) 또한 본사 사무직이 2.5배 이상 많다”고 주장했다.

경영성과급은 사측의 전년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영업직은 1인당 평균 280만 원인 반면 사무직은 750만 원으로 확인됐다. 

당시 회사는 노조가 제시한 요구를 거절했고, 노조는 2017년 파업에 들어가 지난해 3월까지 부분파업과 준법투쟁을 포함한 각종 쟁의 등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2018년 4월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을 향한 사측의 부당행위였다. ‘태업으로 인한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항목을 적용,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고 위원장은 “‘태업으로 인한 무노동 무임금’의 판례는 수십 년 동안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며 “이 같은 사측 행위는 일방적 노조 와해가 그 목적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외에도 노조 측은 회사가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 불평등한 임금구조를 조장해 노노갈등과 노사갈등을 촉발했다고도 주장했다. 

고 위원장은 “(회사 구성원의) 과반이 넘는 노조임에도 사측은 비조합원 임금을 3% 인상하는 과정에서 노조와의 그 어떤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지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사측에서 노조 측에도 3% 인상을 제안하긴 했으나, 비조합원과 조합원의 동일한 임금 처우를 위해서는 조합원 임금이 5.5% 인상돼야 형평성이 충족된다는 것이다.

타임오프제 또한 기존 사후 보고방식에서 사전 승인방식으로 변경해 이를 거부한 근로시간면제자 임금 삭감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측 대응에 일부 조합원은 빚을 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노조는 영상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날씨에도 서울 광화문 소재 본사 앞에서 릴레이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최은경 기자 

◆ 대표와 교섭 가능?

이런 가운데, 협상 결렬 이후 2018년 8월 전임 대표이사가 사퇴한 뒤 조합원들은 새로운 대표이사가 노사 간 원활한 협의를 이끌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고 고 위원장은 설명했다. 

JTI코리아는 6개월 공백기를 거쳐 올해 1월 초 ‘호세 루이스 아마도르’호가 출범했다. 

그러나 새로운 이사 취임 후 파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 노조의 꿈은 또 한 번 무너졌다. 현 대표이사는 전임 대표이사가 제시한 4%에도 미치지 못한 물가인상률의 +1%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위원장은 매년 진행해야 하는 노동조합 임금협상에 대해 “전임 대표이사가 2020년까지 다년계약을 종용했고, 이번 대표는 2021년을 제시했다”며 “사측이 협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호세 루이스 아마도르 대표이사는 현재 휴가 중으로 오는 7일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고 위원장은 “대표이사가 돌아오는 즉시 교섭을 요청할 예정이다. 노조는 잘못된 조직 문화, 공정한 임금, 투명한 인사시스템에 대한 개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1일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연맹)과 만남을 갖고 단체교섭권을 위임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권역별 집회 추친 및 9월 전면파업 돌입을 예고하면서 투쟁규모 확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노조 파업이 다시 시작되면 영업망은 사실상 멈춰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JTI코리아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른 교섭을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80여 차례가 넘는 교섭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 오고 있으며, 노사 간 합의 시점이 곧 도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금년 재개된 협상 과정은 노조와 보다 진솔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원만히 해결되어 상생의 노사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사 간에 상호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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