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행, 불똥튈까 ‘노심초사’
대다수 전문의약품 “영향은 미미”…장기적으로는 ‘악재’

일본 다케다제약의 제품으로 알려진 화이투벤·알보칠. /사진=GC녹십자 홈페이지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의약품으로까지 번지며 국내 감기약 판매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화이투벤’이 도마위에 올랐다. 일본 다케다제약의 제품으로 알려진 화이투벤은 현재 GC녹십자가 국내 판권을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나 불매운동 고조에 불똥이 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해 한국다케다제약과 화이투벤의 공동판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화이투벤은 1983년 일본 다케다제약·한일약품이 기술 제휴해 개발한 제품으로, 지난 2014년부터 일동제약이 판매해왔으며, 일동제약의 판매계약이 종료되는 시점 GC녹십자가 화이투벤 판매대행을 맡아왔다. 화이투벤 외에도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역시 GC녹십자가 다케다제약에서 수입한 의약품 중 하나다.

당시 화이투벤의 매출은 70억원·알보칠은 50억원 수준으로, 이들 제품들을 통해 GC녹십자는그간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일반의약품 부문 제품 확장과 더불어 영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GC녹십자가 화이투벤과 알보칠에 대한 국내 판권을 확보할 무렵 기존 일반의약품 본부를 CHC(컨슈머 헬스케어)본부로 재편하며 일반약 품목 강화를 꾀하는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여론이 의약품까지 확대되며 지금껏 무심코 복용했던 제품들 가운데 오랜 기간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화이투벤 역시 이 같은 파장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해당 의약품 불매여론에 대한 여파가 때아닌 판매사로 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

현재 논란이 된 화이투벤은 약사들을 통해 국내 제약사의 대체품까지 소개되고 있다. 앞서 1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사 유튜버 ‘약쿠르트’는 “화이투벤을 대체할 제품은 씨콜드(대웅제약)·파워콜(동화약품) 등 감기약이 많다”며 “알보칠의 대체약으로는 페리터치액(녹십자)” 등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화이투벤 등의 불매여론에 GC녹십자 측은 “해당 의약품의 경우 판매대행을 하고 있어 따로 입장을 발표할 사안은 없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다만 일본 제약사가 국내에서 거두는 매출의 약 98% 이상이 전문의약품인 만큼 일본 제약사가 입을 타격은 미미할 것이란 업계 전망도 나온다. 이로 인해 화이투벤 등 일본산 일반의약품에 대한 불매운동 역시 상징적인 측면에서 그칠 것이란 것.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반 소비재가 아닌 특수성을 감안했을 시 제약분야는 다른 산업 대비 큰 영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일반의약품의 경우 물론 대체제가 있어 불매운동에 따른 타격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환자의 선택에 따라 충족될 수 없는 부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불매운동 여파는 클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전문의약품은 전문가들과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는 특성상 소비자가 임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며 “일반의약품 역시 이런 점에 비춰봤을 시 영향이 클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여느 때보다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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