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와 정면승부…국내 SPA 브랜드 시장 넘볼까
‘일본불매 테마주’ 급부상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SPA 브랜드 탑텐이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최대 수혜 업체로 알려지면서 그에 따른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 사진=탑텐 홈페이지 갈무리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2차 경제보복에 나선 이후 국내 일본 제품 불매 움직임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패션기업 신성통상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SPA 브랜드 탑텐이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최대 수혜 업체로 알려지면서 그에 따른 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성통상 매출 기여도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신성통상은 유니클로 부진을 틈타 탑텐 특수를 노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 급등세 지속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이 탑텐 효과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애국 테마주로 떠오르며 브랜드 이미지가 급부상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신성통상은 이달 들어 꾸준한 상승세다. 주식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성통상은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니트 의류 등을 생산 및 수출하며 성장해왔다.  탑텐을 비롯해 올젠, 지오지아, 앤드지, 폴햄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일본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된 유니클로의 대체자로 떠오르며 주가 상승에서 탄력을 받았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슈에 따라 크게 주목받는 ‘테마주’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복수의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2차 경제 보복이 시작되면서 유니클로를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로 탑텐이 꼽힌다. 탑텐은 이미 출시 물량도 확보한 상태인 데다 매장 수도 점차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유니클로에 밀렸던 탑텐 입장에선 긍정적 모멘텀이 생긴 것이다. 이를 통해 신성통상이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탑텐 ‘효자’ 브랜드

특히 신상통상이 전개하는 대표 브랜드는 탑텐이다. 2012년 첫 선을 보여 올해로 론칭 7주년을 맞았다. 탑텐은 한국 SPA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유니클로가 잘 나가던 시절 후발주자로 나섰다. 초기에는 시설 투자와 유통망 확대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컸다. 그러나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으로 SPA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가며 작년부터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4개 점포가 구축됐고 매장 방문객 수와 판매량도 증가했다. 아울러 최근 유니클로의 매출 하락은 자연스럽게 탑텐의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8·15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내놨고 관련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이른바 ‘애국 마케팅’도 효과가 높다.

현재 온라인 탑텐몰에선 내놓는 제품군마다 품절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좋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상징으로 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구매하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최근 유니클로 모델이었던 배우 이나영이 브랜드 모델로 발탁, 탑텐에 합류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신성통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탑텐은 매출액 1200억원을 기록했다. 탑텐은 일본 불매 운동 이전인 상반기에도 매출은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5% 성장한 수준인 셈이다.

탑텐의 올해 연 매출은 28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남은 하반기에 판매될 가을·겨울 제품의 경우 봄·여름 제품보다 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신성통상은 매출신장과 수익성 증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탑텐은 겨울 제품의 프로모션을 한 달여 빠르게 판매 전략을 수정했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의 장기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하반기엔 겨울 대표 아이템 ‘온에어’ 매출 증대의 기대감도 큰 것으로 보인다. 출시 물량을 대폭 늘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결국 신성통상이 일본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는 이유는 일본 기업 몰락이 아닌 토종 SPA 브랜드로서의 탑텐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선 SPA 브랜드의 특성상 외형 성장과 공격적 할인 마케팅을 무리하게 지속할 경우  자칫하면 더 큰 적자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장기적 관점의 수익성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신성통상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관계자가 부재중이라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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