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출신에 국내외 금융 섭렵한 전문가로 통해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 사진=수출입은행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신임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됐다.

청와대는 9일 8개의 장관급 직위를 교체하는 개각 인사를 단행하면서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을 지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국내외 금융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탁월한 국제감각과 탄탄한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은 후보자가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경제관료 출신 중에서도 국내외 금융을 섭렵한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한국 경제가 위기에 몰렸을 때 금융 분야 최전선에서 활로를 뚫는 데 앞장섰다고 평가받는다.

수은 관계자는 “은 행장은 가는 곳마다 어려운 난제를 잘 풀어내 ‘해결사’로 통한다”며 “수은도 지난 4년여간 조선, 해운업 부진 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보는 등 경영지표가 좋지 않았는데, 은 행장의 취임 이후 영업실적이 좋아지더니 지난해에는 7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수은 내부에선 은 행장의 금융위원회행(行)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관계자는 “강성으로 분류되는 수은 노조가 은 행장에게 직접 감사패를 전달할 정도”라며 “수은 출신 금융위원장이 두 명이나 배출된 것은 명예로운 일이지만, 임직원들 입장에서는 좋은 리더를 보내는 것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은 후보자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과와 청와대 구조조정기획단에서 64조원의 공적자금 조성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토대로 금융분야 구조조정을 추진해 국내 금융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 2011∼2012년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때는 유럽 재정위기와 사상 초유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에 대응했다. 당시 일본·중국과 통화스와프를 확대하고, 이른바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손발을 맞췄던 이가 행정고시 2회 선배로 당시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다. 은 후보자도 전임 최 위원장처럼 1984년 재무부를 시작으로 재정경제원, 재경부, 기재부를 거치면서 국제금융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다. 최 위원장으로부터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수출입은행장 자리를 바로 물려받았다는 공통분모도 있다.

은 후보자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재무부 관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실에 몸담기도 했다.

[다음은 은성수 후보자의 프로필]

▲1961년 출생 ▲군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재무부 외환정책과장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장 ▲대통령 비서실(경제구조조정기획단)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투자기업국 파견 ▲재경부 국제기구과장 ▲대통령 비서실(경제보좌관실) ▲세계은행(WB)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 ▲기재부 국제업무관리관 ▲WB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한국수출입은행장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