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시장점유율 격차 좁혀…3위 현대카드도 하반기부터 ‘경쟁 가세’

(왼쪽부터)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 사진=각사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던 카드업계의 상반기 성적표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이뤄진 가운데 신한카드(대표 임영진)가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낸 반면, 2위 자리를 지키려는 삼성카드(대표 원기찬)와 이를 쫓는 KB국민카드(대표 이동철)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수수료 인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순익 급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 부가서비스 축소,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 자구책 마련을 통해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819억원에서 3.8% 감소한 271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비용 절감과 더불어 주수익원인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 순익 감소폭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카드와 국민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 1920억원과 168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3.3%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두 카드사의 순이익 차이는 지난해 257억원에서 올해 234억원으로 소폭 좁혀졌다.

삼성카드는 5월말을 끝으로 코스트코 독점 계약권을 현대카드에 내준 공백을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 국내 대형 창고형 할인점과의 마케팅 강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메웠다는 평가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 초부터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됐지만 디지털·빅데이터 기반 비용 효율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해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했다”면서 “하반기에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지속되는 등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내실경영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됐지만, 판관비 감축과 비용 효율화, 리스크관리를 통한 충당금 관리 등으로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했다”면서 “또 지난해 상반기 캠코 채권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 약 300억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년 대비 75억원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익 외에 시장점유율에서도 국민카드는 2위 삼성카드를 맹추격해 격차를 좁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카드가 17.9%, KB국민카드가 17.4%를 각각 나타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1위 신한카드는 22.1%의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삼성카드의 점유율이 18.2%에서 0.3% 소폭 하락하고, KB국민카드는 16.9%에서 0.5% 상승하며 2위와 3위의 격차는 의미가 없어졌다. 아직 2분기 실적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2분기 실적을 합산한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에서는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의 점유율은 역전됐을 가능성도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와 국민카드의 2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3위 현대카드도 코스트코 수익분이 본격 반영되는 하반기부터 이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면서 “여기에 ‘우리-롯데카드 합병설’ 등 카드업계 순위 다툼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한 요인도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카드(대표 정태영)는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을 계기로 업계 2위권까지 치고 올라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회계연도(2017년 9월~2018년 8월) 기준 코스트코 매출액은 3조9227억원이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카드결제 비중이 약 70% 정도임을 고려하면 코스트코의 카드 매출액은 약 2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코스트코 가맹점 수수료율이 0.7%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카드는 연간 20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 결제 서비스 개시 이후 카드 발급을 위한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코스트코와 파트너십을 새로운 패러다임의 금융과 유통 간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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