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성수기 8월…‘난항’ 예상
실적악화·불매운동 등 영향

최근 주류업계 내 구조조정에서 임금협상, 무급휴가 등의 이슈가 거듭되며 맥주 성수기인 8월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최근 주류업계 내 구조조정에서 임금협상, 무급휴가 등의 이슈가 거듭되며 맥주 성수기인 8월 난항이 예상된다.

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소주 ‘좋은데이’로 유명한 무학이 구조조정·명예퇴직을 검토, 대상자 선정 작업에 나서는가 하면 오비맥주는 가격 인하에 따른 도매상 집단 반발에 이어 노사 갈등까지 빚고 있다. 여기에 삿포로·에비스 등을 국내 유통하는 주료 도매업체인 엠즈베버리지는 불매운동 여파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전직원 대상 무급휴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나 업계 전반적으로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단 분석이다.

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 수도권 소주들의 지방 공략이 가속화되며 지방 소주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무학이 최근 구조조정·명예퇴직을 검토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년 째 지속된 실적 악화가 이 같은 구조조정 단행의 이유로 거론된다. 이번 구조조정은 서울·수도권 영업직원이 주 대상으로, 권고사직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

무학 관계자는 “회사 보안 등과 관련해 사실 여부는 확인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소주 ‘좋은데이’로 알려진 무학은 한때 부산에서 70%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할 만큼 영남을 대표하는 소주 브랜드였다. 이런 기세를 바탕으로 무학은 지난 2014년 서울·수도권 진출을 시도했지만 하이트진로(참이슬)·롯데주류(처음처럼)에 밀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수도권 진출에 집중한 사이 부산·경남에서는 대선주조의 ‘C1’과 경쟁이 심화됐고, 결국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겨 부산 시장마저 내준 셈이 돼버렸다. 앞서 ‘보해’를 비롯해 무학까지 연이은 수도권 공략 실패로, 지방 소주의 서울 진출은 더 힘겨울 것이란 전망이다.

진통을 겪고 있는 주류업체는 단연 무학 뿐이 아니다. 오비맥주는 가격 인하에 따른 도매상 집단 반발과 매각설, 노사 간 임금협상 등의 문제로 바람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엔 노조 측과 임금인상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오비맥주 노조는 총파업을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 가결됐다. 이번 파업 투표는 임금협상이 단초가 됐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오비맥주가 임금 인상을 단행할 여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

실제 오비맥주는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 때문에 노조는 이 같은 성과·물가인상률 등을 반영, 정규직(8%)·비정규직(8.8%)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향후 임금협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총파업도 단행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도매상의 집단 반발과 매각설 등에 곤욕을 치룬 오비맥주가 이번 노조 파업까지 이뤄질 경우 올 여름 성수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측 입장을 듣고 싶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무급 휴가’를 검토 중인 업체도 눈에 띈다. 일본 맥주 삿포로·에비스를 국내 유통하는 주류 도매업체 ‘엠즈베버리지’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맥주의 매출이 급감하며 전직원 무급휴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엠즈베버리지는 지난 2011년 설립된 주류 도매업체로 매일홀딩스가 지분 85%를, 일본 기업 삿포로 브루어리스가 15%를 갖고 있다. 이번 무급휴가 실시는 불매운동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로 인한 조처로 전해진다. 실제 주력 제품으로 알려진 삿포로의 경우 주요 편의점 수입 맥주 가운데 10위건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때문에 회사는 지난 8일 직원 60여명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를 제안한 바 있다. 무급 휴가 실시 여부는 다음 주 결정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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