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기술력’ 금융서비스에 활용…막강한 자금 지원도 기대

(왼쪽부터)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 사진=카카오뱅크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카카오(대표 여민수·조수용)가 마침내 카카오뱅크(대표 이용우·윤호영) 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지난달 개점 2년 만에 누적 고객 1000만명을 돌파하며 ‘1등 인터넷전문은행’ 입지를 확고히 한 카카오뱅크는 오랜 고민이었던 ‘대주주 리스크’를 해소함과 동시에 강화된 자본력과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8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 3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며 “카카오가 IT(정보기술) 기업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 최대주주가 되는 만큼, 앞으로 카카오뱅크가 더 큰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동체 차원의 기술협력과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한국카카오은행의 금융당국 한도초과보유주주 승인심사가 통과되면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법적한도인 34%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가결된 이후 일반 기업이 은행의 대주주가 되는 첫 사례다.

향후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확보하고 정식 자회사로 편입하면 두 회사의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또 카카오뱅크는 80여개에 달하는 카카오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으며, 이는 전체 금융권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27일 오픈한 이후 약 2년 만에 누적고객 1000만명을 돌파하며 이미 시중은행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또 영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흑자 전환에 3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6분기만인 지난 1분기 첫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우선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가 되면 자금 조달이 훨씬 용이해진다. 이전까지는 유상증자시 지분 50%를 소유한 대주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부담이 컸지만 앞으로는 카카오가 출자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매출액 7330억원을 거두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405억원, 당기순이익도 3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6%, 37.8%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자기자본(BIS) 비율 등을 감안해 필요시 연말 증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카카오뱅크 자본금이 약 1조3000억원에 달해 당장 추가 증자를 계획하지는 않고 있지만 대출사업을 확대하려면 은행의 자본 비율을 건전하게 유지해야 하고, 이때는 증자가 필요할 수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기술과 자본을 투입해 카카오뱅크를 더 큰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장 카카오의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기술 등이 카카오뱅크에 공유될 경우 AI챗봇이나 블록체인 송금 등 다양한 혁신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또 카카오톡 선물하기나 이모티콘샵 등을 통해 연결돼 있는 130만명의 중소상공인의 거래 정보를 활용하면 고도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도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최고 실적을 기록한 카카오의 향후 전망이 매우 밝은 것도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증가는 카카오톡 중심의 수익 확대뿐 아니라 그동안 투자해왔던 신규 사업에서의 매출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비용이 효율화된 영향”이라며 “카카오의 전 사업 구조가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 선순환 사이클로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상반기 누적 매출이 목표치 이상을 기록했고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매출 기여가 시작되는 톡보드 매출로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카카오는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며 연초 말씀드렸던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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