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한누리 온라인소송닷컴 홈페이지 캡처.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우리은행(행장 손태승)과 KEB하나은행(행장 지성규) 등에서 판매된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에서 수천억원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독일과 영국 등의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최대 90% 이상 원금 손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원금 손실 위험을 알았을 것이라며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했다.

12일 구현주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오늘부터 소송참여 피해자 접수를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접수받을 예정"이라며 "KEB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법무법인 한누리의 송성현 변호사와 구현주 변호사가 맡는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8년부터 판매된 독일, 영국 등 해외 금리연계 DLS, DLF 상품의 경우 상품구조 및 판매과정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매했다"며 "이들 상품 투자자들을 대리해 판매회사와 자산운용회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 및 계약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것은 독일, 영국 등 해외 금리연계형 DLS 상품이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나 영국 CMS 금리 등을 직접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파생결합증권 상품이다. DLF는 DLS를 자산(포트폴리오)으로 편입한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만기에 기초자산인 독일, 영국 등 해외 금리가 일정한 수치 이상인 경우 원금과 함께 연3~5%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일정수치 아래인 경우 기초자산의 하락폭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최근 독일, 영국 등 해외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올해 상반기 발행된 상품이 만기에 50~90%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이들 상품이 1조원 가량 판매됐다며, 투자자들의 손실이 5000억~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로펌은 올해 상반기 독일, 영국 등 해외금리가 상당히 하락하고 있던 상황에도 상품판매가 강행됐으며 수익과 손실 간의 불균형이 대단히 극심한 수익구조를 가진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은행들이 복잡한 손실구조에 대한 설명 없이 상품을 판매했다며, 판매과정에서 적합성의 원칙이나 설명의무 및 투자자보호의무 등을 위반했을 소지가 대단히 크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오는 9월11일까지 1차 소송을 접수받아 내달 말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은행권에선 문제가 된 상품을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많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독일 국채금리가 이렇게나 떨어질지 시장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면서도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2019년 3월에 이미 마이너스였다. 지난 8월7일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0.578%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독일 금리연계상품에 약 1200억원이 투자됐다. 영국 금리 연계 상품도 2600억원으로 전해졌다. 이 둘을 합치면 약 3800억원이 된다. 우리은행은 가입 고객들의 문의사항이 많자 본점 차원에서 대응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판매된 상품으로 만기가 4~6개월로 짧다. 오는 9월 말부터 만기가 도래한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영국과 미국 금리 연계 상품 잔액이 4000억원 정도 된다. 이 은행 관계자는 "독일 금리 연계상품은 판매하지 않았다"며 "PB고객들이 가입한 상품으로 해당부서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금리 연계 DLS 판매 현황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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