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서울 관악구에 한 아파트에서 거주하던 탈북자 40대 어머니와 다섯 살 배기 아들이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 모자가 굶주려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북한이탈주민 한모(41·여)씨와 아들 김모(5)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발견 당시 이미 숨진 지 수 개월이 지난 상태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오랫동안 수도세 등이 납부되지 않아 단수가 되었는데도 전혀 인기척이 없자 아파트 관리인이 한씨의 집에 방문했다가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관리인에게 알리면서 관리인이 강제로 창문을 열고 들어가 숨진 이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이나 타살 혐의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게 경찰 측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발견 당시 집안에 먹을것이 없는 것을 보고 '아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파트 주민 등 주변인 진술을 통해 볼 때 두 달 전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냉장고가 비어있는 등 집에는 식료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탈북민들의 경우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일정 기간 머물며 남한 사회 정착을 위한 기초 교육을 받는다. 하나원을 나온 이후에는 5년 정도 관할 경찰서의 신변보호 담당관 등이 초기 정착을 관리한다.

한씨는 초기 정착을 비교적 원만하게 했으며, 정착 후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귀국 후 지난해 10월 서울 관악구로 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변보호 담당관이 한씨에게 전화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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