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현대해상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현대해상(대표 이철영)이 업황부진 등으로 올해 2분기 장기위험손해율이 96%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실손의료보험(실비) 청구액 증가와 자동차보험요율이 크게 부담이 되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해상이 지난 13일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이후 잇따라 이 회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아서다.

현대차증권은 4만1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14% 하향 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도 현대해상의 보험영업지표가 부진했다며 3만8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낮췄다. KB증권은 3만5000원으로, DB금융투자 역시 3만2500원으로, 하나금융투자도 3만3000원으로 조정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13일 종가가 2만5000원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절대수준이 높은 장기 위험손해율과 사업비율로 인해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상대적 매력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실손보험료 인상 폭 확인 등 4분기 이후가 되어야 의미있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계절적인 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장기 위험손해율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 실손보험료의 대대적 인상을 가정하지 않는 한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요인은 특별히 감지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차증권 김진상 연구원은 "손해율 부진을 주도해온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3분기에 peak-out을 시작해 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개선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요율인상 효과의 가시화, 사업비율 정상화가 진행되며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이 8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05억원)에 비해 42.5% 감소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인 873억원에 비슷한 수준이지만, 보험영업손실을 투자영업이익으로 커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대해상은 올해 2분기 2293억원의 보험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 1분기(1736억원)에 비해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특히 이 회사의 손해율은 지난해 2분기 82%에서 올해 2분기 86.3%로 악화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9.6%에서 88.9%로 껑충 뛰었다. 현대해상의 장기위험손해율은 올해 2분기 96%로 1년 전(85.6%)에 비해 10.4%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이 높은 것은 소비자가 낸 보험료에 비해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보험사들은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손해율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한다.

순이익 감소 등으로 인해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해 2분기 20.4%에서 올해 2분기 7.8%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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