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박현진 기자] 북한이 16일 또 다시 미상 발사체를 발사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조롱하면서 그 저의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2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0일에도 미국산 전술 지대지 무기 애이태킴스와 유사한 새로운 무기를 시험 발사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평화경제’ 실현 구상에 대해서도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비웃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북미, 남북 대화 교착과 관련해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평통은 16일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웃기는 사람’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라는 등 막말을 퍼부었다.

특히 조평통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남조선은 앞으로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겠다는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국과 직접 접촉하는 이른바 ‘통미봉남’ 방침을 천명했다.

북한 측의 이와 같은 폭언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국방 중기계획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평통 대변인이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궤멸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언급한 데서 이 부분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최근의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해 북한측이 초조한 심정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부터 한미와의 비핵화 협상을 이어왔지만 별다른 외교적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더구나 핵 및 미사일 시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단행했음에도 남측이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같은 보답을 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도 이번 도발에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대남 비난 수위가 거세지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북한 내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이어지는 협상 국면과 무기 개발 자제로 인한 군부와 주민들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사일 도발 등에 나섰다는 것이다.

북한은 신무기를 과시함으로써 남측을 압박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재선을 눈앞에 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협상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미사일 도발을 눈감아주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이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