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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기업이 고객을 대하는 자세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저번 달 말이었다. 매번 다양한 사건사고를 접했지만 이 같은 경우는 처음이었다. 한 업체가 고객을 도둑으로 몰아 형사 입건 시킨 사건이었다. 

지난달 31일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에서 텀블러를 구매했다가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린 사건이 인터넷판에 전해졌다. 글을 다 읽어 내려가던 내내 머릿속에는 '설마'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텀블러 하나에 고객을 절도범으로 신고했다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랬다. 새 직장으로의 출근 첫 날 A씨는 경찰로부터 다소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절도죄로 경찰 조사에 참석하라는 통보로, 지난 5월 18일 엔제리너스 S지점을 방문한 A씨가 텀블러를 훔쳐갔다는 엔제리너스 측의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평소 유명 카페의 텀블러 모으기가 취미였던 A씨는 "당시 진열장에서 텀블러를 살펴본 후 음료와 함께 구매하면 가격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 안내문을 봤다"며 "해당 직원에게 텀블러를 건네주며 음료와 함께 구매할 테니 담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직원은 A씨의 주문대로 새 텀블러에 주문한 음료를 담아줬고 A씨는 카드를 건넸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CCTV에 담겨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텀블러 값이 계산 되지 않았던 것. 이를 놓고 엔제리너스 측은 A씨를 절도범으로 의심했다. 

매장에서는 A씨가 포장을 뜯은 채로 들고왔기 때문에 개인 텀블러 인 줄 알았다고. 결국 이를 뒤늦게 파악한 매장은 A씨를 절도죄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당연히 계산이 된 줄 알았고 직원이 계산 실수를 한 것이지 고객이 잘 못한거는 아니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A씨 입장에서 억울한 심정이 백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기자가 봐도 보통 이런 경우 조용히 연락을 취해 자초지정을 묻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엔제리너스는 이유도 묻지 않고 일단 고객을 절도죄로 신고해 버렸다.

이와관련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작은 오해가 있었 것 같다"면서도 "고객이 계산도 하지 않은채 포장지를 뜯었던 점은 절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에 있기 때문에 해당 사항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번 쯤 고객의 입장에서 배경 설명을 들은 후 처리했어도 될 일을 무조건 도둑으로 몰아서 신고한다는 것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자세는 아니다. 

더군다나 롯데라는 대기업에서 이유야 어찌됐든 고객을 절도범으로 몰아 처리한다는 것은 제3자가 보아도 납득하기 어렵다. 

매일 말로만 고객을 위한다고 하면 무엇하겠는가. 진심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아닌데 말이다. 

결국 A씨는 무혐의로 조사 처분됐다. 하지만 직장을 은 A씨는 엔제리너스를 무고죄로 신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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