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새벽 4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3명이 숨지자 출동한 소방관계자들이 추가 인명 수색을 위해 잔불을 제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전북 전주시내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던 노인 등 3명이 숨을 거뒀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9일 오전 4시께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70∼80대 노인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각자 방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중 2명은 폐지를 수거하며 장기투숙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신원이 확인된 A(82·여)씨는 이 곳에서 숙식하면서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난 여인숙은 1972년에 사용 승인돼 '목조-슬라브' 구조로 지어졌다. 객실은 모두 11개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전체면적은 72.9㎡로 방 한 개에 6.6㎡(약 2평) 정도로 지은지 47년이나 지나 낡고 허름한 여인숙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소방본부는 객실 출입문은 나무로 되어있으며 심지어 창문이 없는 방도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신고를 한 주민은 "새벽에 갑자기 '펑'하는 폭발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신고가 접수된 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불길이 문이나 창문 바깥으로 뻗어 나올 정도로 거세게 일었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인근 주민들은 "사는게 녹록치 않다보니 방에서 간이취사도구를 놓고 끼니를 해결하는 노인들이 많았다"면서 "여인숙 주변에는 폐지가 자주 쌓여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30대와 인력 86명을 동원해 2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으며, 이 불로 여인숙 건물이 모두 타 무너져내렸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한 시간대의 주변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여인숙을 오고 간 인물이 없는 점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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