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점 이어 월계점 내달 영업종료
최대 직격탄에도 8·9월 신규 점포 계획?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니클로의 점포 폐점 소식이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최은경 기자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한-일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당분간 장기화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한국의 ‘똑똑한’ 소비자들이 불매운동 타깃이 더욱 정교하게 파고드는 양상을 보이면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전략적으로 고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 대상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 가운데, 소비자 사이에서 국내 퇴출 1순위 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유니클로가 최근 핵심상권에서 줄줄이 문을 닫고 있어 주목된다.

유니클로 측 부인에도 최근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하락이 ‘줄폐점’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네 번째 지점 폐점은 언제 어디일지 여부와 향후 신규 매장 개설에도 난항이 예상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 “불매운동 무관” 주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국내 매장 중 일부가 문을 닫고 있다. 최근 서울 노원구 유니클로 이마트 월계점 앞에는 “오는 9월 15일까지 영업한다”는 내용의 게시판이 세워졌다.

일각에선 월계점 폐점 이후 대체 브랜드인 탑텐이 입점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탑텐은 이마트 월계점 입점을 두고 최근 논의 중이란 보도도 나왔다.

앞서 유니클로는 종로3가점, 구로점 폐점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번엔 월계점이 문을 닫기로 결정된 가운데, 이는 세 번째 영업 종료인 셈이다. 이로써 유니클로는 전국 187개점에서 184곳 매장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와 관련, 유니클로 측은 월계점 폐점이 불매운동과는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유니클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마트 측이 6월 이전에 지점 리뉴얼을 한다고 요청해 폐점하게 된 것”이라며 “조건이 맞지 않아 영업 종료를 하는 것이지 불매운동 여파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계약 여부는 점포마다 달리 운영된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측 역시 불매운동 여파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니클로와 같은 입장으로 계약 조건상에 따른 이유라는 것이다.

앞서 서울 종로구 5층 건물에 입점했던 유니클로 종로3가점도 오는 10월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물주와 재연장 계약이 불발돼서다.

AK플라자 구로 본점에 입점 중인 유니클로 구로점 역시 이번 달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된다. 이는 AK플라자 폐점에 따른 이유였지만 추가 이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인 ‘GU(지유)’가 한국 매장을 확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8월 29일 경기 용인 롯데몰 수지점에 2호점을, 다음달 6일에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에 3호점의 문을 각각 열 예정이다.

일본 불매운동 양상이 짙어지는 분위기에서 2, 3호점을 개업하는 GU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사측 부인에도 유니클로 전 지점 매출이 급감했다는 점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주 타깃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 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 원으로 70%나 빠졌다.

또 온라인으로까지 타격이 이어졌다.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일본 의류업체의 모바일 사용자수가 일본 수출 규제 조치 이후 크게 감소하기도 했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한 달째로 접어든 현재 유니클로 매장들은 한산하고 대부분 외국인 손님들만이 방문하고 있는 모습이다.

◆ ‘임원 막말’ 불매운동에 기름

전문가들은 유니클로가 불매운동 1순위로 타격을 입는 것에 대해 이 회사 임원의 ‘망언급’ 막말이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유니클로 모기업 페이스트리테일링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이른바 ‘말실수’를 한 바 있다.

그는 “(한국 불매운동으로)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 소비자 비하’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의 질타가 쏟아졌고 ‘유니클로 불매’ 등 푯말을 들린 1인 시위가 시작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는 유니클로 매장 불매운동 사진이 유포, 확산됐다.

한편, 외부 우려와는 달리 유니클로 사측이 국내 불매운동을 대하는 모습은 크게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들려온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 추가개점 소식에 한국 소비자들의 ‘성난’ 정서가 과연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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