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증권업계 연봉 순위도 나란히 2, 3위 차지

(왼쪽부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사진=각사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과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증권업계 1,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에 두 회사를 이끌고 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의 경쟁도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4080억원으로 전년 동기(2873억원)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증권사 가운데 1위 기록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8804억원, 영업이익은 5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37.1%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대내외 악재로 인한 증시 부진 속에서 투자은행(IB) 부문과 자산운용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1403억원, 자산운용 부문 수익은 4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2%, 46.6%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4039억원으로 집계됐으나 당기순이익은 3876억원으로 8.3% 증가했다. 이는 한투증권과 마찬가지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이자 전체 증권사 중 두 번째로 높은 호실적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 거뒀던 합병 후 최대실적을 재경신한 수준”이라며 “특히 IB, Trading, 해외법인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분기 ROE(연환산) 또한 10.19%를 기록하며 수익구조의 안정화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해외법인 실적이 유독 두드러졌다. 해외법인의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1분기 기록을 다시 경신하며, 올해 상반기에 전년도 전체 실적을 뛰어넘었다. 해외법인 세전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3.7% 증가한 448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3년간 상반기 기준 순이익에서 1, 2위 자리를 바꿔가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투자증권이 미래에셋대우에 순이익 204억원 앞서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순이익 3578억원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가 한국투자증권(2873억원)에 705억원 앞섰다.

2017년에도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격차가 32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의 자산총액과 자기자본 규모는 각각 69조9820억원, 8조30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자산총액과 자기자본은 각각 51조6097억원, 4조6969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에 비해 덩치가 작은 한국투자증권이 더 높은 순이익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해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 원동력으로 유상호 부회장과 최현만 부회장의 뛰어난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유상호 부회장은 지난 2007년 47살에 최연소 CEO 타이틀을 거머쥐며, 한국투자증권에서만 사장으로 12년을 재직하는 등 증권업계 ‘최장수CEO’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말 정일문 사장에게 바통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한투증권의 상승세는 신임 정 사장의 공도 크지만, 유 부회장의 든든한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면서 “유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회사 방향성을 제시하는 고문 역할을 맡고 있는 등 여전히 회사 내에서 핵심 인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현만 수석부회장의 경우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1999년 벤처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쳐 같은 해 12월 출범한 미래에셋증권 초대 CEO를 역임, 무려 12년간 CEO 자리를 지켜오며 미래에셋증권 성장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이후 2012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2016년 말 통합법인 미래에셋대우(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 출범에 맞춰 다시 증권사 CEO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유 부회장과 최 수석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각각 19억4436만원과 17억7200만원을 수령해 증권업계 연봉 순위에서도 나란히 2, 3위를 기록했다.

유 부회장은 급여 2억7940만원에 상여 16억6496만원이 더해졌다. 2015~2017년 성과급 이연분과 지난해 7년 연속 업계 최고 실적을 달성한 점을 고려해 주어진 8억원 가량의 성과급이 합쳐진 결과다. 최 수석부회장은 상반기 중 급여 7억6900만원, 상여 10억200만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 연봉킹은 24억3000만원을 받은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부사장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의 투자금융을 총괄하는 김 부사장은 상반기 중 급여와 상여로 각각 1억2500만원, 23억원을 받았다. 상여는 2015년~2017년 성과급 이연분에 지난해 성과급이 포함된 액수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1호 사업자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던 유상호 부회장은 후임 정일문 사장에게 CEO 자리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모범사례로 불릴 만큼 업계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는 인물”이며 “최현만 수석부회장도 올해 초 약속했던 글로벌 IB로의 체질 변화에 성공하며, ‘1등 증권사’로의 도약을 위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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