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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문제의 DLF 깡통 될까..."제2의 키코 사태 불보듯"
박선종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과 2008년 문제가 된 키코(KIKO) 상품을 위와 같이 비교했다. /그래프 작성=윤주애 기자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시중은행에서 8000억원 이상 판매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이 최대 95% 이상 대규모 원금손실이 예상되면서 '제2의 키코(KIKO) 사태'로 번질지 우려된다.

박선종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키코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기자간담회'에서 큰 틀에서 보면 키코와 이번 DLS가 같은 상품이라고 밝혔다. 그는 칠판에 그래프를 그리며 DLS와 키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했다. 은행은 DLS를 펀드 형태인 DLF로 판매했다.

박 교수는 "키코는 파생상품으로서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을 입었고, DLS 사태는 파생결합증권으로 원금 이내에서 손실이 발생한다는 차이는 있지만 DLS 사태 역시 큰 틀에서는 키코 사태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키코와 DLS 사태의 공통점은 은행이 비전문가인 기업과 개인에게 초고위험의 옵션매도 상품을  권유해 손해를 끼친 점"이라며 "이제는 은행에서 판매되는 파생상품 등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DLF·DLS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가 제2의 키코 사태와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게 키코 사태와 이번 파생결합증권 상품 판매에 대한 견해를 공개 질의하기도 했다.

조붕구 공대위원장은 "DLS는 키코 상품의 연장선상이다. 저금리 시대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은행들이 (대규모 원금손실 가능성을)알면서도 노골적으로 판매해 수익을 챙겼다. 키코처럼 기업과 가정을 파괴하는 상품이 (은행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저희는 관료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DLS 등 파생상품구제위원회를 발족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순 공대위원장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투자은행(IB)과 시중은행(CB)을 철저히 분리한다. 우리나라에선 IB가 증권사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문제의 파생결합상품이 은행에서 판매됐다는 것이다. 증권사 판매 상품은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된다. 어느 나라에서 이걸 CB에서 판매하느냐. 이번 사태는 수수료를 2~3번 더 받으려는, 금융회사의 탐욕에서 비롯됐다"고 질타했다.

금융감독원(원장 윤석헌)은 지난 8월7일을 기준으로 DLF·DLS 판매잔액이 총 8224억원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00억원 안팎으로 DLF를 판매했고, KB국민은행도 262억원 정도로 확인됐다. 유안타증권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도 사모 DLS를 74억원어치 팔았다.
 
이들 상품은 전체 판매잔액의 89%(7326억원)가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이들은 영국·미국 CMS 금리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에 투자했다. 이 상품은 100% 원금 손실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7일을 기준으로 현재 저금리가 유지될 경우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이 반토막 날 지경이고,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은 손실률이 무려 95.1%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기준으로 DLF·DLS 관련 29건이 분쟁조정을 신청했다며 해당 금융사에 대한 검사와 더불어 분쟁조정 관련 민원 현장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분쟁조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키코 공대위

시중은행에서 문제의 DLF가 무자격자들에 의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대거 판매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금감원이 합동조사를 나간다는데, 이미 불완전판매로 규정한 것 같다. 키코 사태 당시와 같다. 기업은행은 이 상품 판매를 금지했지만, 우리은행은 3월부터 5월까지 판매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 DLS 대규모 손실이 예상됐지만 환매나 해지 수수료가 5%나 돼서 은행들이 (투자자들에게 예상손실액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희는 '제2의 키코 사태'라고 생각한다. 키코 사태 당시 은행의 기관장에게 책임을 물었다면 지금 문제의 DLS가 판매됐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오전 상무위회의에서 DLS사태와 관련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연동 파생상품에 가입했다가 우량 수출중소기업들이 줄도산했던 키코 사태를 빼닮아 제2의 키코 사태라 부를만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키코사태에 대해 "738개 중소기업이 3조원의 대규모 손실을 본 당시 사태의 원인은 원금을 전액손실 할 수도 있는 상품임에도 제대로 그 위험을 설명하지 않았던 은행들의 불완전 판매에 있었다"며 "DLS 상품 또한 금리가 일정범위를 벗어날 경우 원금전액 손실위험이 있는 초고위험상품이다. 투자들 중에는 자산가들만이 아니라 은퇴자금을 투자한 노인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은행들이 과연 이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인지시킨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윤주애 경제부 팀장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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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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