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소위원회의 군 가습기살균제 구매·사용 관련 기자회견에서 관련자료가 공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현재까지 1,400명이 숨진 가운데, 해당 가습기살균제를 군부대에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노출규모가 어느정도 일지 주목되고 있다.

19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 따르면 군의 가습기살균제 구매 문서와 사용 살태에 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 2000~2011년 육·해·공군과 국방부 산하 부대·기관 12곳에서 애경산업의 '가습기메이트' 등 3종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제품을 12년간 800개 이상 구매·사용 했으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주로 병원 환자들과 병사들의 생활공간에 쓰였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밖에 국군수도병원과 국군양주병원에서 애경산업 '가습기메이트'를 각각 2007~2010년 290개, 2009~2011년 112개를 구매해 썼다고 밝혔다.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에서도 2008년 10월 가습기메이트를 390개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특조위는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2007~2008년 '옥시싹싹 뉴(New) 가습기당번'을 대대 생활관에서 겨울에 사용했다는 증언, 육군 제20사단에서도 2000~2002년 같은 제품을 생활관에서 사용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전자 조달시스템을 통해 2007~2011년 해군교육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해군사관학교, 국방과학연구소에서도 가습기살균제 57개가 쓰인것으로 특조위는 파악했다.

특조위는 2011년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진 이후 군에서는 제품을 회수하고, 사용 금지 조치를 취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2011년 참사가 일어난 이후에는 구매를 금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육·해·공군을 망라하여 병사들이 거주하는 군대 생활관 등에서 '옥시싹싹 New 가습기 당번'과 '가습기메이트' 등의 가습기살균제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사실이 놀랍다"며 "적어도 군이 2011년에 가습기살균제참사가 알려진 뒤에는 군대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얼마나 사용되었는지 파악하고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병사들과 직업군인들 중에서 건강 피해자는 얼마나 있는지를 조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조위 측은 "군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던 것 자체를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위험하다는 것은 나중에 알려졌지 않나"라면서도 "하지만 사건이 알려진 2011년 사용 실태와 건강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했어야 했다"고 언급했다.

특조위는 오는 27~28일 예정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자리에서 실태 조사와 피해자 신고센터를 설치할 것을 국방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청문회 국방부 측 증인으로는 인사복지실장과 국군의무사령관이 채택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특조위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관한 문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 관련 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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