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미국 측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0일 오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날은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는 날이기도 해서, 지난 6월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지연되고 있는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건 대표는 19~20일 일본을 거쳐 입국할 예정으로 22일까지 국내에 체류한다.

비건 대표가 한국을 찾은 것은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 약 한 달 반만의 일이다. 

21일 오전 비건 대표는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대비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7일 "비건 대표-이도훈 본부장이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기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날 강경화 외교장관을 비롯해 청와대와 통일부 등 유관부처 고위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비핵화 방안을 사전에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해 2~3주 이내로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한미훈련에 대한 북한의 군사도발이 이어지면서 실무협상은 두 달 가까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외교 당국에서는 비건 대표의 방한 기간 동안 판문점이나 평양 등에서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를 위해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면서 연합훈련에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 입장에서는 협상을 재개할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따라서 훈련 종료일에 맞춘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은 그 자체로 대화 제안 메시지로 읽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미사일 시험 발사를 멈추고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의 일정이 2박3일로 짧기 때문에 판문점까지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한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는 2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거부 통보 시한이 눈앞에 있다 보니, 대북 이슈보다는 한미일 3각 안보 공조 재확인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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