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내분과 내홍에 휩싸인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가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 그리고 평화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만든 ‘대안연대’(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와의 통합을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제3당 바른미래당이 크게 약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 전략을 담은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발표했다.

손 대표는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지만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줄어들지 않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패권주의와 의회 무시, 그리고 거대 양당의 극한 대결은 계속되고, 정치는 실종됐다”면서 “제게 남은 꿈과 욕심은 바로 이러한 한국정치의 잘못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의회가 충분한 권한을 갖고 대통령과 국회가 협조해서 국정을 다스리는 것, 정당 간 협조와 연합으로 국정이 안정되고 원만하게 운영되는 제도를 만드는 게 저의 마지막 꿈”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특히 문제 삼은 우리 정치의 구태로는 양당 구도가 있다. 손 대표는 “거대 양당의 싸움과 횡포를 극복하고 의회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당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라며 “제3당을 굳건히 지켜 다당제의 기본 틀을 유지해 연합정치의 바탕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에 대해 손 대표는 “좌우의 이념적 차이를 극복하고 중도의 길로 우리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는 언급도 남겼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보수대통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라며 “그것은 양당정치로의 회귀인 동시에 구태정치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평화당이나 대안연대와의 통합에 관해서는 “바른미래당이 지역정당으로 퇴락할 수는 없다”며 거부 의사를 전했다.

손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기적을 보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과 자유한국당에 대한 절망이 중간지대를 크게 열어놓을 것이며 그 중심을 잡는 바른미래당에게 민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대표는 “제3지대를 튼튼히 장악하기만 하면 총선은 바른미래당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정당의 안착을 확신하고 나섰다.

또한 그는 “손학규와 안철수, 유승민이 함께 화합해서 앞장서면 다음 총선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 유승민 전 대표. 저와 함께 가자. 이제 싸우지 말고 함께 승리의 길로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가 내놓은 공약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여성과 만 50세 청년들로 국회의원 공천의 50%를 채운다는 것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거국 내각과 함께 장관 인사 등 주요 국사를 위해서는 야당을 포함한 국가 원로로 구성된 가칭 ‘국가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국론을 수렴하고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라는 의사를 정하기도 했다.

다만 당내 일부에서 제기되는 퇴진 요구에 대해 손 대표는 “더 이상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남은 꿈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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